코로나19 이후 상장사들의 ‘언택트 IR(기업설명회)’이 급속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기관투자자들과 기업 탐방이나 대면 미팅을 하는 대신 콘퍼런스 콜이나 화상을 통해 이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이나 투자자들은 직접 회사나 증권사, 여의도 내 회의 공간 등에 모여서 상장사의 투자계획·실적전망을 듣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투자자 측과 상장사 측 모두 오프라인 모임에 부담을 느끼면서 비대면 방식의 IR이 일반화되고 있다.
코스닥 업체 B사는 조만간 화상통화를 통해 IR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준수한 상황이라 IR 수요 역시 많다. 이 회사의 IR관계자는 “회사에 직접 찾아와서 얘기를 듣고 싶다는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는 대면으로 기업 투자계획 등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콘퍼런스 콜을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 딜 로드쇼(NDR·Non-Deal Roadshow)’도 화상으로 진행하는 일이 잦아졌다. NDR은 투자계약을 수반하지 않는 기업설명회를 뜻하는 단어로 기관투자자가 상장사 측으로부터 1대 1로 기업 설명을 듣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NDR은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투자계약과는 관계가 없는 자리인 만큼 비공식적인 정보 교환도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IR대행사 대표는 “기존 NDR이 콘퍼런스 콜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웹캐스팅이나 전화를 통해 비대면 IR은 더욱 일반화될 전망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나 투자자 중에는 현장 탐방이나 오프라인 미팅을 더 선호하는 사례도 많다. 콘퍼런스 콜을 하면 비대면으로 미팅할 때보다 기업 담당자에게 질문할 시간도,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분석 리포트를 심도 있게 쓰려면 탐방을 가야 하는데 기업들이 탐방을 잘 안 열다 보니 쉽지 않다”며 “특히 정보기술(IT) 하드웨어나 바이오 기업 애널리스트들은 직접 현장에서 설비나 시설을 챙겨야 해 실사를 못해 답답해하는 일이 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