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더위가 ‘역대급’이라고 합니다. 올해가 특히 더 더울 것 같은 이유는 예상 기온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입니다. 여름에도 쓰기 편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나왔다고 하지만 마스크를 언제 어디서든 착용해야 하는 여름은 정말 더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4인 가족 마스크값 한 달에 18만 원 절약해주는 ‘마스크 살균기’에 이어 냉방비 값을 낮춰주는 올 여름 ‘핫템’이라고 해야 할지 ‘쿨템’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되는 에어 서큘레이어터를 써봤습니다. 인기로 치면 ‘핫템’ 시원하기로 치면 ‘쿨템’ 필요하기로 치면 ‘꿀템’이었습니다.
“에어 서큘레이터? 그냥 선풍기 아냐?”라고 아직도 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한 번 써보면 ‘아 이래서 홈쇼핑 단골 ’완판왕‘이구나, 왜 우리 엄마가 선풍기 홈쇼핑을 보며 좋아하지?’하실 겁니다.
제가 이번에 써본 에어 서큘레이터는 ‘선풍기의 명가’ 신일전자(002700)의 신형 모델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가장 본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연령대 중학생 이하, 60대 이상이 관심을 보이면 그 상품은 시장성이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저희 엄마가 특히나 관심을 갖는 제품이었고, 한 번 써보시더니 “춥다”였습니다. 저희 엄마는 겨울에도 밖의 날씨를 물어보면 기온이 높아도 “따뜻하다”고 말씀하시지 않고 “덥다”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희 식구들은 엄마에게 날씨를 물었단 번번이 집으로 다시 들어와서 외투를 갖고 가는 그 정도입니다. 이런 저희 엄마는 여름에도 에어컨 빵빵 틀어 놓고 사시는 분인데, “에어 서큘레이터 바람이 춥다”라고 반응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의 세기와 냉방 효과는 엄청난 것입니다. 더위를 안 타시는 분들은 에어콘 필요 없이 에어 서큘레이터 하나면 된다는 말이죠.
바람의 세기는 기존 선풍기는 약, 중, 강 3단계였다면, 에어 서큘레이터는 12단계까지 있고, 터보풍도 있습니다. 사용 설명서를 보면 1단은 유아풍이라고 돼 있는데, 저희 엄마는 써보시더니 ‘자연풍’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러면서 “3단까지는 자연풍 같아서 켜 놓고 자면 잠 잘 오겠다”라고. ‘자연풍’이라니, ‘뻥 아냐’라고 생각하고 저도 함 자연풍 앞 누워봤습니다. 잠 자기 딱 좋은 바람 세기였습니다.
약한 바람은 시원하고 부드러웠는데, 강한 바람은 샤워하고 나면 바로 몸을 뽀송하게 멀리서도 말려줄 만큼 세고 강력했습니다. 샤워하고 나오며 몸까지 말려주는 호텔 욕실 같은 효과라고 하면 넘 과장이겠지만, 그렇게 사용하시면 호텔 욕실 효과 아니겠습니까. 바람이 세다 보니, 몸 말리면서 머리까지 같이 말릴 수 있었습니다. 머릿결이 너무 얇고 가늘고 힘이 없는 기자는 D사의 드라이어만 쓰는데 드라이로 완벽하게 말리기 전 ‘초벌 말림’으로도 좋은 것 같았습니다.
이 강력한 바람은 더 이상 선풍이 앞에 다가가거나 선풍기를 셔츠 안에 넣어서 더위를 식힐 필요가 없습니다. 멀리서도 시원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보면 너무 더울 때 선풍기를 얼굴에 막 대고 더위를 식히려 해도 계속 덥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에어 서큘레이터는 멀리서도 시원합니다. 저희 집 반려견들도 쇼파에 누워서 멀리서 날아오는 바람을 쐬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것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가전 쓰는 재미가 이런 것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어 서큘레이터의 ‘필살기’는 누가 뭐래도 좌위회전과 상하회전 기능이죠. 어느 방향으로든 고개가 돌아가는 에어 서큘레이터는 그래서 에어컨과 함께 쓰는 냉방 보완재이자 환기용으로 ‘찰떡’입니다. 에어컨과 함께 쓰면 온도를 그렇게 낮출 필요도 없습니다. 서큘레이터 하나면 충분하지만 그래도 너무 더운 날엔 에어컨과 함께 쓰면, 냉방에 전기요금 절감 효과까지 보실 겁니다.
요즘 재난지원금으로 돼지고기 사먹었다는 분들 많다고 합니다. 딸, 사위 불러다 삼겹살 구워 먹였다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만남이 뜸하다가 재난지원금도 풀리고 하니 겸사겸사해서 고기 사먹이고 싶었던 부모님들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냄새는 참 안 없어지죠. 그 어떤 것보다 강한 삼겹살의 잔향, 집안을 가득 채운. 에어 서큘레이터가 바로 이때도 ‘꿀템’입니다. 냄새 ‘싹’ 없애줍니다.
기존 선풍기는 지름이 47㎝정도인데 에서 서큘레이터는 29cm 정도로 작지만 크다고 바람이 세고, 멀리 가는 것도 아니랍니다. 작지만 멀리까지 센 바람을 보내주는 게 바로 에어 서큘레이터입니다. 작고 심플한 디자인은 인테리어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장점만 가득한 에어 서큘레이터이지만 딱 한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리모컨이 조금 작은데 글씨가 어르신들 보기에 흐리고 작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