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자형 목뼈가 일자로 변형되며 거북목증후군 발생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거북이처럼 얼굴은 앞으로 쭉 나오고 어깨와 등은 구부정하게 말린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자세를 장시간 취하면 C자형 커브를 이루고 있는 목뼈 형태가 일자형으로 변형된다. 더 진행되면 목이 앞으로 나와 있는 거북목이 돼 뒷목과 어깨 주변 근육들이 뭉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거북목증후군이다.
◇지난해 224만여명 거북목증후군으로 진료받아
일상에서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거북목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거북목이 되면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을 때도 목과 어깨 근육들은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고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목과 어깨에 통증이 있으면 거북목증후군이 동반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일자목(거북목)증후군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는 사람은 2015년 191만6,556명에서 지난해 224만1,679명으로 16%가량 증가했다.
◇피로감 높아지고 심하면 목디스크로 진행
목과 어깨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계속되면 목 안쪽 작은 근육까지 뭉치게 된다. 거북목 상태가 지속되면 목뼈가 굳고 좁아지며 사이사이 혈관이 좁아져 머리로 가는 혈액과 산소 공급이 줄어든다. 경추(목뼈)의 퇴행성 변화도 가속화돼 경추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고 척추뼈 모서리가 울퉁불퉁해지면서 신경관을 막아 목 디스크나 협착증이 진행될 수 있다.
목뼈가 머리 무게를 분산하지 못하면 부담이 척추까지 전해져 온몸의 피로도도 높아진다. 머리가 늘 띵하고 피곤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거북목이 원인일 수 있다.
◇목·어깨 통증 심하면 추나·침 등 한방치료로 완화 가능
증상이 없는 거북목 자세는 평소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잘 유지하면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거북목 자세로 인해 △목과 어깨에 통증이 심하고 △두통이 있고 △눈이 항상 피로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거북복증후군에 대해 추나요법을 통한 교정치료, 침치료,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을 통해 목과 어깨의 통증을 완화하고 일자로 변형된 목뼈를 C자형으로 되돌리는 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지난해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바른 자세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
거북목 교정을 위해서는 항상 턱을 뒤로 당기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올바른 자세는 귀와 어깨가 같은 선상에 위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턱을 살짝 당겨 넣어야 한다. 턱을 당겨 넣으라고 하면 턱을 밑으로 숙이는 경우가 많은데 턱을 당길 때는 턱 끝은 똑바로 유지한 채 수평으로 뒤로 당겨야 한다. ‘턱 당기기’는 거북목을 교정하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생각날 때마다 반복해서 시행하면 좋다. 앉거나 선 자세에서 손가락을 턱에 대고 뒤로 밀고 2초 정도 유지하는 식으로 50회 정도씩 반복하면 된다. 이때 흉추는 반듯하게 세우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다.
모니터, 책상, 키보드 위치 조정하고 시력에 맞는 안경 착용해야
평상시에도 목이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 상단과 눈높이가 일치하도록 위치시키고, 시선이 아래로 15~30° 이내에 머물도록 조정한다. 거리는 60~80㎝가 적당하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편한 자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의자와 책상 높이를 조정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누군가 정수리 부위에서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다는 느낌으로 등허리를 쭉 펴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시력이 나쁜 경우 화면을 보기 위해 모니터로 다가가면서 거북목 자세가 될 수 있어 눈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거북목 진단법
옆으로 서서 봤을 때 어깨와 귀의 위치를 선으로 이어 어깨보다 귀가 3cm 이상 앞으로 나와 있으면 거북목이다.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뼈 중 가장 크게 튀어나온 뼈(경추 7번) 주위가 불룩해지면서 두텁게 만져지면 거북목이 생긴지 오래됐다는 표시다. /조재흥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