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5회 현충일을 맞아 “철통같은 안보태세 속에 방역에도 임무를 다한 우리 군을 애국선열들과 호국영령들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우리 군은 국민의 곁에서 헌신적으로 코로나와 맞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맞이한 이번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방역의 최일선에 뛰어든 우리 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만 명이 넘는 장병들이 물자 운송지원, 방역과 소독, 공항·항만 검역 등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땀 흘렸다”면서 “헌혈에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것도 군 장병들”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국군통수권자로서 국민과 함께한 우리 장병들이 참으로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념식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문 대통령이 대전현충원을 찾은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식 참석 여부에 대한 참모들의 문의에 “대전에서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바로 결정을 내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에 대한 추념식을 거를 수는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념식의 주제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였다. 문 대통령은 유공자들의 애국 공로를 하나씩 언급하며 ‘평범하지만 위대한 국민의 희생을 국가가 반드시 기억하고 책임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추념사에는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약산 김원봉이 언급되며 독립유공자 서훈 논란이 불붙었지만, 올해 추념사에서 그의 이름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빛나는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에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다”며 “독립·호국·민주의 역사를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애국 영령들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추모했다.
고(故) 오금손 대위, 고(故) 김필달 대령 등 6·25 전쟁에 참전한 간호장교의 사례를 언급한 문 대통령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한 간호장교들이 있어 가장 위태롭고 절박한 순간에도 병사들은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 역사는 70년이 지난 오늘 후배들에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 2020년 3월 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 일흔다섯 명이 임관과 동시에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대구로 향했다”며 “일흔다섯 명의 신임 간호장교들은 모두 맡은 임무를 당당히 완수하며 국민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자부심을 주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근무 중 순직한 공무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현충일을 맞아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다 순직하신 신창섭 주무관과 피재호 사무관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며 “고인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의 희생을 거름 삼아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두 번 다시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한 국방, 더욱 튼튼한 안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의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올해에도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예순일곱 구로 추정되는 유해를 추가 발굴했다. 발굴한 호국용사의 신원확인에는 유가족들의 유전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유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 정부도 호국용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보훈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다. 보훈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애국심의 원천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