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은 사람의 피부에서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해 칼슘 대사에 도움을 주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하지만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기미·주근깨·잡티가 생기는 등 ‘광(光)노화’가 일어난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주름이 깊어지며 각질이 두꺼워진다. 누적되다 보면 피부의 DNA가 손상돼 작은 뿔 같은 것이 생기는 광선각화증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암의 초기 형태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바닷가나 워터파크 등에서 장시간 태양광에 노출된 맨살이 빨개지고 뜨끈뜨끈해지는 일광화상을 입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자외선A는 기미·주근깨, 자외선B는 일광화상 등과 연관
모자·선글라스 없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눈은 각막·수정체·망막 변성과 노화가 빨라진다. 누적되면 수정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안개가 낀 것처럼 혼탁해지는 백내장, 중심 시야가 흐려지고 바둑판 같은 격자무늬 가운데 부분이 휘어져 보이는 황반변성 같은 질환을 초래한다.
파장이 길어 피부·눈 깊숙이 침투하는 자외선A는 피부노화·기미·주근깨·황반변성 등을, 파장이 짧은 자외선B는 일광화상·피부암 등을 초래한다. 따라서 야외에서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돼야 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챙이 넓은 모자, 자외선 차단제가 코팅된 안경·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게 좋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려면 피부 장벽을 강화할 수 있는 수분크림과 피부 타입에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른다. 자외선A·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흔히 자외선 차단 기능이 얼마나 좋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자외선차단지수(SPF)가 쓰이는데 실제로는 일광화상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B 차단 성능을 나타낸다. 자외선A 차단지수(PA)는 따로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평소에는 SPF 15, PA+ 정도가 무난하다.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는 SPF 30, PA++ 정도의 제품을 충분히 바른다. 외출 30분 전에 발라줘야 피부에 잘 흡수되며 2~3시간마다 덧발라준다. 야외활동 뒤에는 보습크림을 발라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준다.
◇선글라스 렌즈 : 낚시·골프 녹색, 바닷가·흐린 날 갈색 적당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율이 95% 이상이고 일반 안경 형태보다 고글 형태를 권장한다. 빛이 강한 환경에서 사용한다면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은(30% 이상) 렌즈가 눈부심을 줄여준다. 빛이 강하지 않은 곳이라면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은 렌즈를 선택한다.
렌즈 색조가 너무 짙으면 투과되는 광선의 양은 줄어들지만 눈의 동공이 커져 자외선 유입량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권영아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안과 전문의는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가벼운 색조의 선글라스(색상 농도 75~80%)가 가장 권장할 만하다”고 말했다.
저가 선글라스 중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거나 안경 렌즈 대신 아크릴판을 써 눈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아의 수정체는 어른보다 투명해 자외선이 더 잘 통과할 수 있다. 장난감 선글라스는 대부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고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선글라스를 장만해주는 게 좋다.
선글라스 렌즈 색깔은 용도에 따라 적합한 것이 달라질 수 있다. 회색은 가시광선을 전 파장에 걸쳐 고루 흡수해 색의 왜곡 현상이 적어 무난하다. 자연을 즐기거나 꽃 구경, 햇빛이 강한 날 운전할 때 유용하다. 녹색은 청색·적색 가시광선을 흡수해 색의 차이가 적고 눈의 피로가 덜해 낚시·골프 등 집중력이 필요한 경우에 적합하다. 갈색은 단파장을 많이 흡수하고 청색 가시광선 여과 기능이 우수해 바닷가나 흐린 날에 선명한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차흥원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선글라스를 착용해도 광대뼈에서 반사된 자외선이 선글라스 옆 또는 위의 빈 공간을 통해 눈에 유입되므로 챙이 있는 모자를 쓰거나 알이 큰 선글라스, 얼굴에 밀착되는 스포츠(고글형)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구매 후 2년 이상 지난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가까운 안경원에서 차단 성능을 확인하는 게 좋다. 밝은 조명에 렌즈를 비췄을 때 균열이 있거나 파손된 부분이 있다면 교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