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악재를 뚫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IPO 시장은 워너뮤직·줌인포 등 대형 기대주들의 상장에 힘입어 1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한 상장이 예정되어 있는 브이룸(Vroom)을 포함해 도어대시(DoorDash), 포스트메이트(Postmates) 등의 기대주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미 IPO 시장의 훈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6월 첫주 미국 뉴욕증권시장의 IPO 규모가 30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워너뮤직은 지난 3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9억달러로 올해 최대 규모다. 이어 4일에는 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줌인포(ZoomInfo)가 9억 3,500만달러 규모의 IPO를 하는 등 모처럼 대형주들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훈풍이 불었다. 마켓워치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주요 경제매체는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워너뮤직과 줌인포 상장으로 더욱 활기를 띌 것이라고 보도했다.
IPO 시장이 최근 살아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 노동부가 5일 공개한 5월 비농업 일자리는 250만개 늘었다.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비농업 일자리가 750만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 실업률도 13.3%로 떨어져 시장 전망치(19%)를 크게 밑돌았다. 한때 마이너스까지 기록했던 국제 유가도 수요 회복과 감산 조치에 힘입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이처럼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뉴욕증시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다우존스·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10~16% 상승했다. 씨티그룹의 북미지역 주식 담당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더 강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IPO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장 예비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투자 회사인 JMP그룹의 카터 맥 회장은 “몇몇 기업들은 IPO 시기를 6월로 앞당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IPO 시장의 훈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브이룸을 포함해 음식배달서비스 도어대시·포스트메이트 등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술주들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미국 IPO 시장에서는 기술주들이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