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시장에 직격탄을 맞은 지방정부들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일자리 늘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민간 일자리를 늘리는 게 어려운 실정이다 보니 기업과 근로자의 고용 유지를 지원하고 공공일자리 사업을 확대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9일 각 지방정부에 따르면 부산시는 최근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기존 저소득 취약계층으로만 국한했던 공공근로사업의 규모와 인원을 대폭 확대한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40개소에 장애인들을 배치해 작업장 소독 등 위생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고 중증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하는 ‘근로장애인 감염 제로 직무도우미 지원 사업’을 포함한 2만300여명에 달하는 시·구·군 일자리사업을 발굴, 1,001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행안부에 요청했다. 행안부는 구체적인 추진방침 등이 담긴 지침을 이번 주 내 지방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정부 추경이 통과하면 시비 112억원과 합쳐 1,113억원을 투입해 희망 일자리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3차 추경이 확정되면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사업별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진구는 문화·예술 인프라에 대한 투자로 생산성 있는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려고 도시환경 개선과 관광자원 발굴을 목적으로 한 ‘문화 팩토리’ 사업을 발굴해 제안했다. 김종운 부산진구 문화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문화예술인들이 생계를 돕고 창작 욕구를 풀어주기 위해 도시 조형물을 제작하거나 지역 이야기가 담긴 책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말했다. 부산 남구는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자체 전담조직(TF)을 꾸리고 동 차원에서도 관내 필요한 사업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왔다.
다른 지방정부도 희망일자리 사업을 발굴·확정했다. 광주 서구는 장애인주차장 이용 실태조사, 취약계층 면마스크 제작 등 900여명 일자리를 제공하는 58개 사업을 발굴했고 경기 안산시도 전담부서를 신설해 골목상권·소상공인 회복, 문화·예술분야 환경개선, 긴급 공공업무 지원 등 총 73개 분야 공공일자리 사업을 발굴했다.
지방정부들은 신규 일자리 창출 외에 고용유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시는 자동차 기업에 재취업한 퇴직 인력에 대한 채용보조금을 주거나 비대면 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대응 특화 과정을 신설해 청·장년 실업 해소 맞춤훈련을 돕는 등 고용유지역량 강화에 2,342억원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도 역시 고용안정을 위해 590억원을 집중 투자한다. 우선 코로나19로 중단된 각종 인력양성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참여 교육생들에게 훈련수당 전액을 지급하고 강사에게는 훈련비 30%를 선지급할 방침이다. 또 국비 150억원을 확보해 무급휴직 근로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고용 사각지대에 놓인 종사자들에게 월 최대 50만원씩을 2개월 간 지급하는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시는 기업의 고용안정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한다. 중소기업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사업을 위해 10억원을 확보해 1,590명을 지원한다. 정부가 휴업·휴직하는 기업에 지급하는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과 연동해 울산시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전액 지원한다. 휴업·휴직 기업에 휴업수당의 10%(1인 최대 22만원)를 업체당 3명 이내까지 지원한다. 또 여행업과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00개 업체에 긴급생활안정자금 100만원을 지원해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준다.
광주시는 각종 지원혜택에서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인 개인·법인택시 운수종사자들에게 생계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 지원에 해당되지 않는 개인·법인택시 운수 종사자 중 본격적인 매출 감소가 나타난 올 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30일 이상 근무 실적이 인정되는 운수종사자가 대상이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