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영국계 은행 HSBC를 “중국 정부에 굽실거린다”며 맹비난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HSBC가 중국 공산당의 ‘강압적인 깡패 전술’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피터 웡 HSBC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홍콩 보안법 추진을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한 것을 언급하며 “베이징에서 HSBC가 보인 충성심은 거의 존중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기업의 비굴한 행위에 보답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중국이 “은행 사업을 영국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자유국가들은 기업의 정치적 비굴 행위가 아닌 진정한 우정을 통한 상호번영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와 HSBC 측은 모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HSBC는 소셜미디어인 위챗을 통해 웡 CEO가 홍콩 보안법 지지 청원에 서명한 사실을 공개했다. 웡 CEO는 “홍콩 보안법이 홍콩에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당시 HSBC의 홍콩 보안법 지지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HSBC가 1993년 본사를 런던으로 옮겼지만 중국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어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본다고 분석했다. HSBC는 지난해 세전수익의 90%가량인 120억달러(약 14조2,980억원)를 홍콩에서 벌어들였다.
중국 정부 인사가 홍콩 보안법 지지 선언을 은행들에 강하게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행정장관을 지낸 렁춘잉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은 “HSBC는 홍콩에서 유일무이한 특권을 누려왔으며 이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공개적으로 HSBC를 압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