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가조달 백신 입찰 과정에서 도매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대가로 업체에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제약회사 임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0일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생명과학 임원 안모씨에게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안씨에게는 약 2억6,2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됐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백신 단가를 조정하고 뒷돈을 요구한데다 반대급부로 수수한 금액도 상당히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도매업자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반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초범이라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박 부장판사는 안씨가 백신 도매업체 대표 이모씨로부터 받은 ‘뒷돈’ 중 5,000만원을 수사 개시 전 반환한 것에 대해서는 “(범행을) 은폐하려고 노력한 흔적으로 보인다”면서 “(양형에) 반영을 크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씨 측은 재판에서 이 5,000만원이 ‘받은 돈’이 아닌 ‘빌린 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안씨는 국가백신 입찰 과정에서 이씨 등 2명으로부터 약품 공급확약서를 받거나 약품 단가 책정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2억여원 상당의 재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안씨 측은 이러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부정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앞서 이씨는 약품 공급확약서를 받고 단가 책정에 대한 편의를 부탁하며 최모 한국백신 대표와 안씨 등에게 뒷돈을 건네고,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마련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월28일 이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당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해당 범행은 시스템의 문제에서 발생했다”며 약품 도매상들이 조달 입찰을 받으려면 제약사의 공급확약서를 받아야 해 입찰의 과정을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