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성 착취물을 제작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에 대한 재판이 11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조씨와 공범 강모(24)씨, 이모(16)군에 대한 첫 공판을 열고 본격적인 증거조사를 시작한다.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비공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해자의 신원이나 구체적인 피해 내용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과 조씨를 비롯한 피고인들, 피고인 측 변호인, 피해자 측 변호인 등만 신문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조씨는 출석 의무가 없었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는 불출석했지만, 이날부터는 정식 공판이 열리므로 출석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조씨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은 이날 법원에 출석해 법정 피고인석에서 증언을 듣거나 직접 진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씨는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음란물 제작과 배포 등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동 강제추행과 강요, 아동 유사 성행위와 강간미수 등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 가운데 일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나 협박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조씨 측 주장이다.
조씨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0여차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판에서도 일부 혐의는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촬영한 뒤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씨는 15세인 피해자를 협박한 뒤 공범을 시켜 성폭행하도록 시도하고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5명의 피해자에게 박사방 홍보 영상을 촬영하도록 강요하고, 피해자 3명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