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서도 중국이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점이다. 한국의 모바일용 OLED 점유율은 지난해 76%로 중국(22%)을 따돌렸지만 2024년에는 49%까지 떨어져 중국에 역전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미세한 기술력에 따라 판도가 재편된다. 상당수 품목은 중국에 추월당했고 메모리반도체도 4~5년 후까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미세공정인 3나노 개발을 먼저 하고도 양산에서는 대만 TSMC에 선두를 내준 것은 뼈아프다. 더욱이 중국은 기술력 있는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M&A)에 계속 나서고 있지만 우리는 신산업 분야의 M&A가 사실상 중단돼 있다.
정부는 말로만 미래산업 육성을 외쳐서는 안 된다. 신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는 동시에 차세대 산업을 위한 민관 공동의 종합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과거 일본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우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내줬던 것처럼 우리가 중국에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