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부 최대 도시인 뭄바이에서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정정한 결과 일일 신규 코로나19 사망자가 3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부에서 코로나19 통계를 은폐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하라슈트라주 정부는 이날 밤 성명을 통해 여러 도시에서 제출된 기록상 불일치를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각 도시별로 코로나19 사망자는 정확히 기록됐지만 지방 정부 차원의 데이터베이스(DB)에는 여러 기록들이 통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 수도인 뭄바이의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당초 기록보다 862명(38%) 증가한 3,112명으로 정정됐다. 마하슈트라주 전체로 보면 일일 신규 코로나19 사망자는 466명(11%) 증가한 4,594명이 됐다.
마하라슈트라주정부 측은 “여러 지역에 위치한 병원의 포탈사이트에서 코로나19 환자 기록을 채우고 있다. 주 정부는 항상 이러한 정보를 재점검하고 조정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면서 “만약 정보 정정으로 수치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의도를 의심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정정 시도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겨냥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모디 총리와 정치적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는 마하라슈트라주 총리가 모디 총리에 대한 흠집 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마하라슈트라주 측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뭄바이와 함께 인도 내 최대 도시인 뉴델리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최근 현지에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상당수가 델리 국가수도지구(NCT, 뉴델리 또는 델리주로 불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하루 300∼400명 수준이던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000명 안팎으로 껑충 뛰었다. 16일 뉴델리의 누적 확진자 수는 4만2,829명으로 전날보다 1,647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3일 이후 사흘 연속으로 2,000명대를 기록한 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인도 대도시 가운데 가장 많다.
당국은 뉴델리 방역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는 병상 부족에 대비해 열차 500량을 투입해 병상으로 개조하고 호텔, 연회장도 임시 병원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뉴델리에서는 연방 정부 지침 등에 따라 지난달 중순 이후 봉쇄 조치를 풀면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밀집 거주로 악명 높은 슬럼이나 혼잡한 재래식 시장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거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 바이러스 확산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코로나19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일 기준 35만4,161명을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1만1,921명이다. 인도의 확진자 수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다. 지난 10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2,37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마하라슈트라주처럼 기록 정정으로 수치가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