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재협상은 요구한 가운데 산은이 현산에 직접 만나자는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9일 현산의 공개 입장문 발송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점 재검토 요구를 수용했지만 현산이 수일째 묵묵부답인 상태기 때문이다. 공개문서를 통한 공중전을 마치고 아시아나 인수 건을 직접 만나서 해결하자는 채권단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7일 열린 산은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아시아나 인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지금이 60년대 연애편지 하는 것도 아니고 편지지(문서)로 하나.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만나서 하면 된다”며 “상호 신뢰를 전제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협의를 계속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재무상황 등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받지 못했다며 채권단 측에 아시아나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 자료를 낸 바 있다.
이 회장은 “현산에서 받은 공문에 의문되는 게 있어서 재질의 공문 보낸 상태”라며 “그 쪽에서 답이 오면 저희가 답을 구체적으로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시간 여유가 있고 현산이 아시아나 를 인수한다는 MOU는 유효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확인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현산과의 상호 신뢰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상호 신뢰 관계가 전제가 돼야 인수 건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인데, 시장 상황과 환경이 바뀌면 협의해야 할 게 많아지는데 서로 믿고 이야기 하면 많은 것을 풀어가고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채권단는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고 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현산 측에서 서면으로만 협의하자는 말을 해왔고 산은 등 채권단은 진정성을 갖고 협의를 진행하자고 전달했다. 대면에 대한 협상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현산으로부터 받은 회신은 없다”며 “피할 이유도 없고 피해서도 안된다고 판단했다. 최고경영자가 되든 담당 임원이 되든 현산 측에서 면담 응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면담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해외 6개국 기업결합심사 중 미국·중국 등 5개국은 승인이 났고 러시아만 남은 상태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달 말 께 러시아의 합병 승인이 나올텐데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합병승인 여부 나올 때까지 협의할 시간이 있어 속단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