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텔과 15년 동맹을 끝내고 아이폰뿐만 아니라 컴퓨터까지 모든 제품에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한다. 아이폰부터 아이맥까지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해 애플 생태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자체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를 모든 컴퓨터 제품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하는 ARM 기본 프로세서를 맥 컴퓨터에도 똑같이 사용하겠다는 거다. 애플은 이를 통해 아이폰부터 컴퓨터까지 제품 간 통합성을 향상시켜 애플 제품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애플은 올해 말께 자체 칩이 내장된 컴퓨터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해 왔으나 맥북·아이맥·맥프로 등 컴퓨터 제품에는 인텔이 만든 칩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애플이 앞으로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애플과 인텔의 동행은 향후 약 2년 정도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쿡 CEO는 이날 “대담한 변화를 주는 것은 훨씬 더 나은 제품을 만들수 있다는 간단하지만 단순한 이유 때문”이라고 모든 제품에 자체 칩을 적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맥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애플의 핵심인데 자체 설계한 칩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 및 아이패드와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이 달라 개발자들이 각각의 제품에 대해 서로 다른 코드를 짜는 등 제품 간 어플리케이션이 잘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으나 앞으로 아이폰부터 아이맥까지 모든 제품에 같은 칩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을 보다 수월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들도 보다 편리한 환경에서 애플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이번 발표로 지난 2005년부터 15년간 이어져 온 애플과 인텔의 파트너십은 끝이 나게 됐다. 인텔 입장에서는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인텔 전체 매출에서 애플 컴퓨터 라인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 미만”이라며 “재정적인 부분 보다는 상징적인 측면에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인텔 고객에서 이탈하게 되면 다른 컴퓨터 제조업체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애플이 인텔과의 동맹을 끝낸 이유에 대해 인텔의 성능 개선 속도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2.6% 오른 주당 358.87달러로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