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세론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기금모금 행사에 전격 출격해 1,100만달러(약 132억원) 상당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전 공화당 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 분야에서 일했던 수십 명의 전직 고위공직자들마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를 결성하며 바이든 대세론은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한 온라인모금운동에 참가했다. 비록 온라인 행사였지만 대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전(前) 정부의 ‘원투펀치’인 오바마와 바이든이 자리를 함께했다. 바이든캠프는 이날 행사에서 약 1,1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모금액수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주 모았던 6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지금까지 최고 액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재선캠프는 지난주 말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재개한 유세에서 1,0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감한 정치문제도 꺼내 들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미 전역을 휩쓰는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평화시위대에 대한 무력대응”이라고 비판하며 “바이든만큼 나라를 치유하고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바이든 후보 지지를 적극 호소했다. 이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캠페인 전면에 등장하면서 민주당 진영이 ‘오바마·바이든’ 연대를 형성함에 따라 대선이 사실상 ‘오바마·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지지세력 등장도 바이든에게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전 공화당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분야에서 일했던 인물 수십 명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를 결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단체에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 조지 H W 부시 정부와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일했던 최소 20명의 전직관리들이 포함됐고 수십 명이 더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바이든 후보를 공개 지지할 예정이며 대선 때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선거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