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된 브랜드를 보유한 대한제분(001130)과 대웅제약(069620) 등 만만찮은 업력의 국내 기업들이 자신의 지식재산(IP)를 활용해 자신의 주력업종이 아닌 분야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상표권을 활용해 수익도 내고 다양한 제품으로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앞으로 이런 시도가 더 많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대웅은 치약·화장용 마스크팩·샴푸 등이 포함된 ‘03류’ 우루사 상표권을 등록했다. ‘03류’는 기존 의약품 분류로 된 우루사 상표권이 아니라 생활용품으로 지정된 분류로,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우루사 상표권을 이용해 각종 생활용품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한 정지작업 성격이다.
실제 우루사는 지난달 의류 상품 분류인 25류로 우루사 상표권을 출원한 후 최근 정장 브랜드 지이크(SIEG)와 함께 여름 한정 패션제품 3종을 출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60년 전통 브랜드인 우루사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며 “제품을 내놓기 위해 지이크와 함께 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대한제분도 68년 된 밀가루 브랜드 곰표를 바탕으로 지난 3월 편의점 CU와 함께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일주일 만에 맥주 30만개를 판매하는 등 높은 인기다. 곰표는 맥주 외에도 문구, 패션 등 다양한 분류로 곰표 상표권을 출원했다. 앞으로 곰표를 브랜드로 한 제품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식재산 업계 관계자는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오래된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이 새로운 분류를 바탕으로 상표권을 취득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글로벌 IP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IP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