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가스 혁명의 선구자였던 ‘체서피크’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한데다 과도한 부채로 경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체서피크에 이어 중소업체들의 줄도산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체서피크는 지난 28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챕터11(Chapter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체서피크는 채권단으로부터 70억달러의 부채를 탕감받기로 했으며 9억2,500만달러의 대출 지원을 받기로 했다. 더그 롤러 체서피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회사의 자본구조와 사업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해 재정위기를 타개하고 회사의 강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서피크의 파산보호 신청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체서피크는 수압파쇄법과 수평시추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미국 셰일에너지 혁명을 선도해온 업체이기 때문이다. 2010년대 전후로 체서피크를 비롯한 셰일에너지 업체들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미국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수출을 재개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셰일혁명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의 부담을 안겼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락해 셰일 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체서피크는 올 1·4분기에 8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체서피크 주가는 1월 이후 90%나 급락했으며 이 기간에 시가총액 1 3,000만달러가 증발했다. 체서피크의 시총은 2008년 한때 350억달러에 달했으나 26일 종가 기준 1억1,6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체서피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미국 셰일가스 산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와 가스 가격이 현 수준에 머물 경우 향후 2년 동안 200개가 넘는 셰일 기업이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