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범죄의 재구성] '머그컵·볼펜 난동' 정신질환자가 받은 법정형은?

지난해 연말 강남·중구 등지에서 범행

커피숍 방문객 머리 컵으로 치려 시도

지하철역 앞 차 유리 볼펜으로 흠집도

法, 지난달 징역6개월에 집유1년 선고

본문과 관련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본문과 관련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12월27일 저녁 6시 반께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는 고성이 울려퍼졌다. 30대 여성 A씨가 방문객들에게 다가가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우는 소리였다.

A씨는 방문객 중 일부에 대해서는 사기(沙器) 재질의 머그컵으로 머리를 내리치려 하기도 했다. 30여분에 걸쳐 소란이 계속되자 몇몇 방문객들은 서둘러 커피숍을 떠났다.

A씨의 만행은 또 있었다. 그는 커피숍 사건 발생 이틀 전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지하철 약수역 출구 앞에서 한 승용차 앞유리를 볼펜으로 내리찍어 흠집을 냈다. 범행에 사용된 볼펜은 철제였으며, 길이는 약 14cm에 달했다.


이후 업무방해, 특수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김용찬 판사는 지난달 22일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했다. 약수역 범행에 쓰인 철제 볼펜은 몰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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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연합뉴스


재판부는 “A씨는 반복적으로 폭력범죄를 저질렀고 그 태양도 가볍지 않아 죄질이 좋지 않은 점, A씨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폭력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해자들 전부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들이 A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A씨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A씨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점도 판결에 고려됐다. 재판부는 “A씨는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정신 장애가 있는데 이러한 정신 장애가 이 사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A씨의 가족들이 A씨에 대한 치료 및 계도를 통한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이 유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성 정동장애는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 장애로 흔히 ‘조울증’이라고 불린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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