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1일 헌법재판소를 방문해 박병석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배정 및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날 전주혜·유상범·이주환·정희용 의원은 103명의 미래통합당 의원을 대표해 지난 달 두 차례 강행된 국회의장의 상임위 강제배정이 헌법상 국회의원에게 보장된 ‘국민대표권’을 침해하고 국회법 제48조 제1항에 위반된다며 상임위 선출의 무효확인을 요청했다. 박 의장은 지난 29일 11개 상임위에 미래통합당 의원 103명을 강제 배정했고, 앞선 15일엔 6개 상임위에 미래통합당 의원 45명을 임의로 배정했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의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권한은 국회 대표로서 중립적인 의사정리 권한”이라며 상임위를 배정할 때도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라는 대의제 원리의 헌법적 가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법 제10조에 따르면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됐다. 이에 따라 의장은 의사정리 권한만 갖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의사를 배제한 채 상임위원으로 선임할 수 없단 설명이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개개인에게 상임위원회 배정과 관련한 최소한의 의사표명 기회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는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의 국민대표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국회의장의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권한은 교섭단체에서 선임요청이 없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단 주장이다. 도입 취지가 국회의 원구성이 부당히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외적 규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통합당 의원들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교섭단체 간 협의 중”이었다며 “상임위원회 구성을 지연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법재판소에 항의 방문한 의원들은 “거대여당의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 앞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회의장의 위법한 상임위 강제배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헌법재판소는 즉각 무효임을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