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대책과 관련,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규제지역 확대로 대출이 갑자기 줄어든 실수요자에 대한 대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2일 김 장관을 불러 긴급보고를 받았다. 6·17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회동 이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장관에 △실수요자, 생애최초 구입자, 전·월세 거주자 등 서민들의 주거부담 감소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부담 강화 △물량 공급 확대 △보완책 필요 시 추가 대책 등을 주문했다. 구체적 정책 방안은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문 내용에는 실수요자들이 원한 대출 규제 완화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시장의 불만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6·17 대책에 의해 규제를 받게 된 지역들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하향 조정되면서 지역 내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중도금·잔금 마련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불평한 바 있다.
현재 정부의 6·17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입주단지들의 예비입주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조직화하고 단체행동까지 예고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대다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의 부동산대책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카페를 개설해 규제에 따른 피해자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이들은 현재 매일같이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일정 검색어를 순위에 올리는 등의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2일 오후2시에는 ‘617 헌법 13조 2항’이라는 키워드를 네이버 검색어 랭킹에 등재시켰다. 헌법 제13조 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 입법에 의해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으로, 소급 입법 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즉 6·17대책이 위헌적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6·17 소급 위헌’ 키워드를, 이달 1일에는 ‘김현미 장관 거짓말’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도 했다.
또 해당 모임은 4일 서울 신도림역 1번 출구에서 단체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 임시운영진은 “무책임한 정책 남발로 집값을 폭등시켜 실수요자를 좌절시킨 데 이어 하루아침에 벌어진 대출규제로 실거주할 집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린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