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시중은행 예·적금에서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투자를 위한 ‘대기창구’에는 ‘밀물’처럼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예·적금 잔액은 672조 153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13조 7,000억원 감소했다. 초저금리로 시중에 돈은 넘쳐나는데 예·적금액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으로, 그만큼 예적금 금리가 낮자 돈이 이들 상품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요구불 예금 잔액은 566조 3,16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77조 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작년 하반기 증가액은 27조 9,000억원이었는데 이의 두 배를 넘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돈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투자자들이 일단 자금을 확보해 주식과 부동산 등으로 옮기지 않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은행 금리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주는 상호금융·저축은행 예금에는 돈이 몰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예수금이 지난 4월 말 174조 8,000억원에서 5월 말 176조 3,0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178조원에 육박했다. 저축은행 역시 4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이 68조 1,534억원(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으로 전달보다 1조 4,000억원이나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