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스위스로 첫 수출을 시작했다. 전시용 콘셉트카가 아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 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005380)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공급지역을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북미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선적하고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이 34톤급인 대형 카고 트럭으로,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476ps/228kgf·m)급 구동모터를 탑재했다. 특히 대형 트럭 수요처의 사전 요구 사항에 맞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수소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되도록 개발됐다.
이번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스위스 수출은 현대차의 서유럽 대형 상용차 시장 첫 진출이다. 주요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수소전기 상용차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첫 수출을 시작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과 북미로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 수소 리더십을 단단히 할 계획이다.
이날 선적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로 인도된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한 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한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스위스에 도착하면 냉장밴 등으로 특장 작업해 슈퍼마켓과 주유소가 결합된 복합 유통 체인과 식료품 유통업체 등 대형 트럭 수요처에 공급을 본격화한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스위스 시장 공급은 전통적인 차량 판매방식이 아닌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Pay-Per-Use)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로 이뤄진다.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어 서비스 이용의 편리함을 극대화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이 같은 방식은 시장 형성 초기인 고가의 수소전기트럭 도입에 따르는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들도 보유하고 있는 경유 트럭을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전기트럭으로 교체해 유럽 각국의 내연기관차 퇴출 정책에 조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현대차 수소전기 상용차의 글로벌 리더십을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게 됐다”며 “현대차는 단순 차량 공급을 넘어 유럽 수소 밸류체인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소의 생산, 유통, 소비가 함께 순환되는 수소사업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