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때린적 없어 사죄할것도 없다" 故 최숙현 가해자들 혐의 부인

감독 등 3명 폭행·폭언 혐의 전면 부인

동료들 "문체부 달라진 게 없다" 쓴소리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진행된 오전 질의 시간에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선수에 대해 사죄할 마음이 있느냔 질문에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두 선수 모두 혐의를 부인하며 사죄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던 김규봉 감독은 피해자에게 사죄할 마음이 있느냔 질문에 “선수 폭행을 몰랐던 부분은 제 잘못으로 인정하며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해 사죄드린다”며 폭행·폭언에 대해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질의응답 자리엔 피해 선수들과 피해 선수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기자회견 직후 직접 회의에 참석한 상태였다.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지목된 장윤정 선수와 김도환 선수 역시 사죄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장 선수는 폭행한 적이 있느냔 질문에 “같이 지내온 시간으론 마음이 아프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사죄할 것도 그런 것도 없다”며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할 게 없고 안타까울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대한체육회 직권으로 직위해제나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데 왜 내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조사가 진행 중이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선수의 사망 소식을 알고도 왜 사흘 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보고하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침묵했다. 작년 조재범 성폭력 사건 이후 재발 방지하겠단 각오를 왜 지키지 못했느냔 질의엔 오랜 침묵 끝에 “각오를 지키지 못해서 나도 참담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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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故)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에서 활동했던 동료 선수들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철인 3종 협회, 경주시청과 경주경찰서까지 어느 곳 하나 최 선수를 보호하고 진상 규명을 위해 제대로 실효성 있게 작동된 곳이 없다”며 “체육인 출신의 차관이 부임한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외쳤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료 선수들은 “이번 사건은 최 선수의 감독과 팀 닥터 그리고 선배 선수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 근원에는 ‘성적 지상주의’, ‘승리 지상주의’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며 “종목이나 연령, 성별, 분야를 불문하고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반복되어 온 스포츠계의 인권유린은 성적과 메달, 승리라는 명분에 가려져 온존해 왔다”고 고발했다.

이들은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진상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조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사퇴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지는 자세를 촉구했다.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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