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황장애 증상으로 청가(請暇) 신청 중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법원행정처를 전면 폐지하고 비(非)법관 위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17년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계획’ 문서를 발견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태를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는 사법농단이 제왕적 대법원장이라는 구조에서 기인한 만큼 재판과 사법행정 영역을 완전히 분리해 모든 법관은 재판에 집중하고 사법행정은 행정위에 맡기는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해당 개정안은 사법행정위 전체의 3분의2를 변호사와 전문가로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국회에 추천위를 구성해 따로 사법행정위 위원을 추천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사법농단 실태가 드러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연루된 판사들은 줄줄이 무죄 판결을 받고 있고 법원 개혁 관련 각종 법안은 구체적인 논의 없이 폐기됐다”며 “제대로 된 법원개혁을 위해서는 비위 법관 개인에 대한 탄핵과 다양한 국민이 참여하는 개방형 사법행정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법원개혁의 핵심은 재판받는 국민의 입장을 사법행정에 반영해 법원 운영 및 재판 제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사법행정은 사법 선진국처럼 사회의 모든 세력이 참여하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가제도가 별도로 없는 국회의원은 국회의장에게 질병 등을 이유로 휴가를 신청하는 ‘청가’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 달부터 청가를 신청해 언제 복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과 법원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왔다.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의원직 당선 전부터 관련 토론회에 참여하면서 사법개혁 현안과 해결 방안을 논의해온 덕분에 법안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