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발효를 기념하기 위한 미국 백악관의 방문 요청을 거절했다.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미국이 캐나다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총리실은 트뤼도 총리가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워싱턴에 갈 수 없게 돼 유감”이라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8일 열릴 미국-멕시코 정상회담이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불참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주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캐나다 알루미늄 관세 부과 검토’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며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캐나다에서 수입한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방침이 USMCA 발효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7일(한국시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각각 303만9,705명과 13만2,961명을 기록했다. 특히 연일 5만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를 내는 등 확산세가 가파르자 일부 지역에선 마스크 의무화 조치와 같은 강력한 방역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일 발효된 USMCA를 기념하기 위해 성사된 자리였다. USMC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증가시킨다는 이유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파기하고 새로 추진한 무역협정이다. USMCA는 ▲노동 기준 강화 및 이행 강제 ▲북미산 자동차 부품 75%로 상향 조정 ▲미국 낙농가의 캐나다 시장 접근성 확대 ▲3국 간 디지털 데이터 이동 자유화를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