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코로나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성수기란 없다

최성욱 문화레저부




“조금만 기다리면 해외여행 제재도 풀릴 테니 그때 몰아서 해외로 나가는 게 훨씬 이득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주변에서 나오는 공통된 반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차를 소진하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올여름 휴가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5월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은 물 건너갔다’며 국내 여행지를 물색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반기에는 하늘길이 재개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조금 더 참고 기다려보겠다며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해외여행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데는 제주도·강원도 등 국내 주요 관광지의 가격 인상 영향이 크다. 여름 휴가철 수요가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숙박시설·렌터카 등의 가격이 치솟았고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성수기 요금보다도 높은 가격을 책정해놓고 있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여행 수요가 국내 일부 지역으로 몰리고 있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성수기라는 명목으로 한철 특수를 노린 바가지 상혼은 여행심리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이참에 아예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이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국내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특별여행주간’의 취지마저 무색해졌다. ‘숙박요금 바가지 논란’에 휩싸인 제주도에서는 원희룡 도지사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바가지요금을 강력 단속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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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움직임은 이미 활발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에 국경을 개방했고 여름철 대표 휴양지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해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국내에서 실망한 내국인들이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린 사이 코로나19가 재확산해 해외 여행객들이 끝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올 하반기 여행업계에 다시 한번 한파가 몰려올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현실화할 수 있다.

“내국인이 찾지 않는 곳은 외국인들도 찾지 않는다.” 오랜 여행업계 종사자의 고언을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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