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8일 갑질로 인한 경비원 사망 사건에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수사와 재판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총 44만 6,434명의 국민이 동의한 ‘경비원 갑질 사망 엄중처벌’ 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하고 이같이 전했다.
청원인은 지난 5월 10일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최희석 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고인이 경비원으로 일했던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입주민 갑질을 근절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답변자로 나선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은 “현재 고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주민은 구속기소 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며 “수사와 재판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비서관은 “경비원 사망 사건 발생 후 지난 5월부터 서울경찰청에서는 경비원 갑질에 대한 특별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윤비서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33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14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16건은 수사 중이다. 윤 비서관은 “주로 경비원을 폭행하거나 사직을 강요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라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이어 “앞으로 정부는 ‘갑질 피해 신고센터’를 통해 공동주택 경비원 등에 대한 갑질신고를 받는다”며 “시행령 개정도 준비 중이다.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안에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은 경비원 등의 근로조건 진단 및 보호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부터 전국에 있는 공동주택이 자율적으로 법령을 준수할 수 있도록 노무관리 자가진단을 실시했다”며 “이를 통해 노무관리가 취약한 아파트가 스스로 노동관계법에 맞추어 노무관리를 해 나가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비서관은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 외에도 고객의 폭언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도록 관리업체에게 의무를 부여해 피해 경비원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상담이 필요한 경비원에게는 안전보건공단의 ‘직업적 트라우마 전문 상담센터’나 근로복지공단의 심리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구분된 경비원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란 업무가 감시업무 또는 업무와 업무 사이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은 근로기준법 상 근로시간과 휴게 등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조 비서관은 “그러나 공동주택 경비원의 경우, 경비업무 이외에 분리수거와 주차지도, 택배업무 등 다양한 노동을 하고 있어 현실과 법적용 사이에 괴리가 있다”며 “‘공동주택 경비원 제도개선 TF’에서 경비원의 업무 실태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경비원의 업무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