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대형 엘리베이터 업체이자 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35년 이천시대를 마감하고 충주시대를 열기 위한 첫 삽을 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신공장을 지능화된 미래 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로 조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8일 충주 제5 일반산업단지에서 신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송승봉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비롯해 이시종 충북도지사,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 조길형 충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현 회장은 기념사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것을 해내는 법’이라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현대엘리베이터가 충주에 터를 잡고 세계를 향한 도전, 미래를 향한 꿈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17만3,097㎡ 부지에 조성될 현대엘리베이터 충주 신공장에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가 건설된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된 생산 진행현황, 품질, 에너지 수치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지능형 공장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약 600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설비를 확대했고 실시간 제조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을 구축했다. 새 부지에는 이 밖에도 연구개발(R&D) 센터, 물류센터를 비롯해 세계 최고 높이(300m)로 건설되는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가 들어설 예정이다. 타워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탄소섬유벨트 타입 분속 1,260m 초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기존에 천안에서 별도로 운영하던 물류센터도 새 본사로 이전해 공장과 통합 운영함으로써 시너지가 기대된다. 2022년 신공장 준공과 함께 본사 이전이 완료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연간 생산규모는 2만5,000대로 확대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당초 이천 공장 증축을 염두에 뒀지만 각종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천의 경우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자연보전권역’으로 제조시설을 신설·증축하기 어려웠다. 새 부지를 찾아 나선 현대엘리베이터는 조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충주로의 이전을 결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사 이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전략인 ‘스마트 4.0 혁신’과 무관하지 않다. 스마트 4.0 혁신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전 임원과 프로젝트 리더가 참여하는 스마트위원회 등 핵심 조직을 구성하고 디지털 공급망 관리,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포털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제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체계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시장의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게 됐다”며 “스마트 4.0 혁신 체계는 기존의 수준을 뛰어넘기 위한 혁신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전략은 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현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조직 내 변화와 혁신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현 회장은 “엘리베이터를 만든다는 제조의 콘셉트를 확장해 ‘모빌리티’ ‘인공지능’ 등을 접목한 ‘공간이동’이라는 더 높은 차원을 고민하고 구현해야 한다”며 “우리의 업(業)을 4차산업 분야에 어떻게 적용하고 혁신해 사업을 확장할지 적극적으로 연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