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정규직화 경쟁 채용 18%뿐…이게 공정한 건가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 부문 정규직화 과정에서 경쟁을 거쳐 채용된 인원은 10명 중 2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853개 공공 부문 기관·기업의 정규직 전환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6월 말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뀐 비정규직은 17만3,943명이었다. 공공 부문 기간제 근로자가 7만864명, 외부 민간회사 정규직이면서 공공기관 파견·용역 근로자가 10만3,079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시험과 같은 경쟁과정을 거쳐 정규직이 된 경우는 3만1,998명으로 18.4%에 그쳤다. 기관별로 보면 전원 경쟁 채용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바꾼 곳은 전체의 4.5%인 38개사에 불과했다. 반면 일괄 전환 방식으로 정규직화한 기관은 310개사에 달했다. 나머지는 전환·경쟁 혼용(474개사)과 미전환(25개사)이었다. 공개 경쟁을 통해 정규직이 된 인원보다 시험 한번 치르지 않고 일괄 전환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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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없이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됐으니 취업준비생들이 공정하다고 느끼겠는가. 일부 지방공기업은 인건비 증가로 신규 채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 정규직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급격히 늘면서 신규 채용은 감소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39개 공공기관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30조2,92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보안검색직원 1,902명의 정규직 전환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4년간 인건비가 70% 이상 급증했으나 신규 채용은 연간 100명대에 불과했다. 올 1·4분기에는 신규 채용이 1명에 그쳤다. 늘어난 인건비의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밀어붙일수록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에 비례해 분노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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