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가운데 시험과 같은 경쟁과정을 거쳐 정규직이 된 경우는 3만1,998명으로 18.4%에 그쳤다. 기관별로 보면 전원 경쟁 채용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바꾼 곳은 전체의 4.5%인 38개사에 불과했다. 반면 일괄 전환 방식으로 정규직화한 기관은 310개사에 달했다. 나머지는 전환·경쟁 혼용(474개사)과 미전환(25개사)이었다. 공개 경쟁을 통해 정규직이 된 인원보다 시험 한번 치르지 않고 일괄 전환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경쟁 없이 이렇게 많은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됐으니 취업준비생들이 공정하다고 느끼겠는가. 일부 지방공기업은 인건비 증가로 신규 채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 정규직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현 정부 들어 공공기관의 인건비가 급격히 늘면서 신규 채용은 감소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39개 공공기관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30조2,92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최근 보안검색직원 1,902명의 정규직 전환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4년간 인건비가 70% 이상 급증했으나 신규 채용은 연간 100명대에 불과했다. 올 1·4분기에는 신규 채용이 1명에 그쳤다. 늘어난 인건비의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밀어붙일수록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에 비례해 분노는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