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막바지까지 팽팽한 최저임금…노 '9,430원' 사 '8,500원'

양측 1차 수정안 제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 두번째)과 소속 위원들이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퇴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 두번째)과 소속 위원들이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퇴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노동계와 재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1차 수정안으로 각각 9,430원, 8,50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가 약 10%의 인상안을 제시했고, 재계는 삭감안을 수정하지 않으면서 양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9일 개최된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9.8% 인상된 9,430원을, 사용자위원들은 1.0% 삭감된 8,500원을 제시했다. 1차 수정안이다. 최초요구안보다는 노사의 간극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차이는 10%포인트를 넘는다. 지난 1일 4차 전원회의에서 공개된 최초안은 노동계 1만원(16.4% 인상)과 경영계 8,410원(2.1% 삭감)이다.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는 오는 13일 개최된다. 이날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1차 시한으로 제안한 날이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13일 전원회의 후 밤을 새워 14일에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노사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동결 내지는 1% 내외의 인상설이 돌고 있지만 근로자위원 측이 강공을 펼치는 모양새다.


이날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의 집단퇴장으로 마무리됐다. 사용자위원들이 최소한 ‘동결안’이나 ‘소폭 인상안’을 들고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삭감안을 그대로 유지한 데 대한 항의 표시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국민을 우롱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망정 절망을 주는 ‘마이너스 안’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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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근로자위원 간사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더 이상 최저임금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 아래 퇴장했다”며 “근로자위원들은 코로나19 정국에서 공익위원의 말에 따라 한자릿수 안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사용자위원 측에 “다시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경영위기 상황에서 삭감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사용자위원은 “경영계는 -2.1%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절반이나 규모를 깎은 -1.0%를 제시한 것”이라며 “공익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근로자위원을 배려하는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위원 사이에서도 소상공인 관계자들이 삭감안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사는 1차 수정안을 제시하기 전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민주노총 몫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 측에서 삭감안을 또다시 가져온다면 심의를 이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간사 협의를 통해 삭감 여부를 알려달라고 타진했지만 사용자위원 측에서 ‘무슨 안을 낼지 확인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거부했다. 이후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이 차후 대응을 결정하기 위해 중앙집행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노사는 ‘최초안을 6월29일까지 제출해달라’는 박 위원장의 요청에도 당일 눈치싸움을 벌이며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다가 지난 1일 제출하는 등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6월29일은 법정 심의기한이었다.

이듬해 최저임금의 법정 고시일은 8월5일로 행정절차를 고려해 매년 7월15일까지 심의를 마치는 것이 관례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13~14일 중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노사의 눈치싸움이 격화되면서 13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다시 돌입해 밤을 새워 14일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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