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나 늘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TSMC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중국의 화웨이를 옥죄고 있는 상황이지만 화웨이향 주문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화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MC는 10일 6월 매출액이 1,208억 8,000만대만달러(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28.8%,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4~6월 TSMC의 매출액은 3,107억대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3,088억대만달러를 웃돌았다.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6,213억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TSMC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최대 고객 중 하나인 화웨이가 구매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은 최근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TSMC에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화웨이가 제품 구매를 서둘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SMC가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TSMC 연간 매출의 약 14%를 차지할 정도로 큰 고객사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한 것도 TSMC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TSMC의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TSMC는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파운드리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후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 1·4분기 시장점유율은 54.1%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는 15.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