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엔 서울과 대구에서 긴 줄 두 개가 늘어섰다. SPC가 전개하는 에그슬러과 쉐이크쉑이다. 삼성동 코엑스에 국내 첫 둥지를 툰 에그슬럿엔 오픈 두 시간 전부터 약 100여 명의 사람이 줄을 섰고 비까지 떨어졌지만 줄은 계속 길어졌다. ‘빵지순례’를 다니는 ‘빵돌이’와 ‘빵순이’는 물론 미국 여행에서 먹어본 에그슬럿을 잊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같은 날 대구에선 쉐이크쉑이 오픈 했다. 2016년 서울에 첫 발을 들인 쉐이크쉑이 약 4년 만에 대구에 입성했음에도 대구의 열기는 4년 전 서울과 같았다. 대구는 물론 포항 등 인근 지역 경북 사람들도 몰렸다. SPC는 길게 늘어선 줄에 대해 “에그슬럿과 쉐이크쉑은 ‘파인 캐쥬얼(Fine casual)’의 대표적 브랜드”라며 “점차 파인캐쥬얼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에그슬럿과 쉐이크쉑에서 줄을 선 사람들의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게시물은 좋아요 폭탄을 받고 있다. 줄 선 고생을 씻겨줄 ‘플렉스’의 보상이다.
일각에선 밀레니얼 세대의 ‘플렉스’ 소비를 두고 베블런 효과나 스놉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경제학 개념으로 따지면 ‘정상’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경제학을 들이밀기엔 (과장을 좀 더 하면)플렉스 소비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PC그룹이다. SPC는 쉐이크쉑과 에그슬럿의 싱가포르 사업 운영권도 획득 했는데 이는 한국에서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이다. 쉐이크쉑은 현재 국내에서 13개 점포가 운영 중인데 문을 열 때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이같은 국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SPC는 현재 싱가포르 내 쉐이크쉑 2개 점을 운영 중이며 내년 중 에그슬럿 1호점도 문을 열 계획이다. 비단 SPC뿐 아니다. 통상 미국과 유럽의 ‘신문물’은 일본을 거쳐 한국에 상륙하는 게 정석이었지만,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먼저 문을 여는 외식업계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서 국민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중 하나인 벤엔제리스는 “한국은 가치 소비에 열광하는 나라”라며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베드를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줄이 이어지겠지만 코로나19 방역 역시 우려할만하지 않다. 쉐이크쉑과 에그슬럿은 매장에 출입하는 모든 고객들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비대면 안면인식 발열체크기‘를 설치했다. 공유 테이블에는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코로나19에도 더욱 안심하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손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물비누가 분사되고 이어 깨끗한 물, 마지막으로 종이타월이 차례대로 나오며 손을 씻을 수 있는 스마트 핸드 워싱 시스템 ’SMIXIN(Smart-mixing-inside)‘을 매장 내에 설치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위생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