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중국에 이번에 대홍수에 이어 지진까지 발생했다. 재건 과정에서 인프라 수요를 촉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내수소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더 강하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며 지난 1976년 수십만명이 사망한 대지진이 일어났던 허베이성 탕산에서 지진이 또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38분(현지시각) 탕산시 구예구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5.1이었다. 진원은 북위 39.78도, 동경 118.44도, 깊이 10㎞ 지점이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200㎞ 가까이 떨어진 베이징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같은 날 오전 7시 2분과 7시 26분에도 규모 2.2와 2.0의 여진이 각각 발생했다. 규모 1 이하까지 포함하면 여진은 30여차례 있었다.
신화통신은 일부 노후 주택에 균열이 가기도 했지만 다행히 부상자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고는 없다고 탕산시 응급관리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탕산시가 속한 허베이성은 3급 긴급태세 대응에 나섰다.
탕산은 지난 1976년 7월 28일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24만명 이상이 사망했던 곳이다. 12일 지진은 주변 지역에서 5년 이내 발생한 지진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남부 양쯔강 유역에서 한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대홍수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성의 포양호 유역이 1998년 이후 가장 심각한 홍수에 직면했다.
지역에 강한 비가 이어지고 여기에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도 불어나자 중국 남부 장시성의 32개 하천은 경계 수위를 넘었으며 이는 포양호 수위의 급상승으로 이어졌다. 포양호의 수위는 12일 오전 8시 현재 22.75m까지 올라가 종전 최고였던 1998년의 기록보다 14㎝ 높아졌다. 수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당국은 포양호 유역에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전날 이 지역에 홍수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류치 장시성 서기는 홍수 방지 업무가 “전시상태”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중국 남부에 확대된 대홍수의 피해지역은 장시성 외에도 안후이성, 후베이성, 후난성, 광둥성, 광시장족자치구, 충칭시, 쓰촨성 등에 퍼져 있으며 지난 10일 현재 총 이재민 3,020만명이 발생하고 14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주택 25만여채가 파손되는 등 직접적인 경제 피해만 617억9,000만 위안(한화 10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는 확연히 진정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1일 하루 전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명 발생했으며 모두 해외 유입 사례라고 12일 밝혔다. 중국 정부가 공식통계로 잡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5명인데 이들 역시 모두 해외 유입 환자들이다.
베이징에서는 이날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 의심 환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 6일째 신규 확진이 ‘제로’인 상황이다. 베이징은 지난달 11일 신파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환자가 속출했지만, 1개월이 지난 현재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