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년 새로 공급되는 엘리베이터가 3만여대로 세계 3위인 ‘알짜 시장’입니다. 올해부터는 교체 시장까지 활짝 열리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장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성민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국내영업사업부장(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후 승강기에 대한 안전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교체 물량이 지난해 7,000여대에서 올해 1만대로 급증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1983년 대우전자에 입사한 뒤 2003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실장, 국내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초고층빌딩 엘리베이터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던 엘리베이터 업계가 유지보수 수요 확대라는 호재를 맞았다. 지난해 승강기 안전관리법 전면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다. 개정안에 따르면 15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는 3년마다 정기적으로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노후 승강기는 안전관리 인증을 받은 부품을 새로 구입해 쓰거나 부품 설치가 불가능하면 아예 승강기를 교체해야 한다. 김 부사장은 “21년 이상 된 엘리베이터의 경우 이전에 없던 8대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추가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 후에도 3년마다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 “교체공사를 하면 설치 연차가 ‘0’으로 리셋되고 비용도 8대 안전장치 추가 설치와 큰 차이가 없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형별로는 아파트와 빌라 등 근린시설의 비중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디자인 차별화로 팽창하고 있는 교체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김 부사장은 “교체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와 함께 1~2대가 설치된 소형 저층건물 공략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아파트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명품 옷처럼 고급 소재와 디자인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센크루프는 호텔, 오피스 등 고급 건물에만 사용하던 소재, 버튼, 천장 등을 저층용 표준제품에 접목하며 건물주,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밀착 영업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대형 빌딩들에는 고속 엘리베이터 제품으로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교체 시장 점유율 2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엘리베이터 교체 시장은 1984년 설립된 현대엘리베이터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 오티스와 티센크루프가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