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치료제 및 백신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 가량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약 1.8%, 나스닥은 4% 가량 올랐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및 치료제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 지표, 미·중 간 갈등 등을 주시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코로나19 집중 발생지역의 신규 사망자 수도 최근 증가세를 보이면서 긴장을 더 높이는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가 탄력을 받았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통상적 치료법과 비교해 60% 이상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엔테크의 위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규제 당국에 백신 허가를 신청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지속하는 점은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중국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2차 무역협상은 현재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7bp 올랐다. 그러나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같은 기간 10.5bp 내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큰 주간 낙폭을 보였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안드레이 쿠즈네소브 선임 신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세계 불확실성이 커졌고 저축도 많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보다 보수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투입하려 한다”며 “그 결과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도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옵션 가격에 내재된 국채수익률 변동성 지표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무브 지수는 50으로 떨어졌다. 3월 투매가 정점에 달했을 때는 150을 넘기도 했다.
쿠즈네소브 매니저는 ”이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이 신용거래와 자금조달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인 VIX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앞서 극심한 주가 움직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 봉쇄는 취약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려 보다 안전한 자산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르다 캐피털 파트너스의 팀 매그누슨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보다 경기를 더 잘 읽는다”며 “장기물 국채수익률을 보면 미국 내 감염 증가에 대해 채권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시장
지난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0.52% 떨어졌다. 달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할 정도로 늘어나지만, 치료제 기대가 다시 부상하면서 안전피난처로 미 달러 수요는 줄었다.
템푸스의 존 도일 딜링·트레이딩 부대표는 “요즘 달러는 위험심리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지금도 여전하다”며 “백신 소식이 확진자 급증을 상쇄했다”고 말했다.
위험 심리가 커졌다 줄었다 하지만 엔은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1개월 내재 변동성은 역사적 저점 수준에 가깝다.
모넥스의 분석가들은 “옵션시장은 거의 변동이 없는 달러-엔 환율이 하반기에 변동성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금융위기 당시 보냈던 경고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위험통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위험에 민감한 호주 달러가 실망스러운 경제 회복, 호주·중국 간 긴장 고조로 최근 회복세를 되돌릴 수 있다”며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위험 심리의 하락 가능성이 있어 호주 달러-달러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캐나다 달러가 위험 선호 개선, 유가 상승,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약한 미국 경제 지표 전망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러 대비 오를 수 있다”며 “지속적인 위험자산 상승, 상대적으로 강했던 미국 경제의 반전이 결합해 캐나다 달러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원유 수요 기대감으로 지난 주 0.2% 내리는 데 그쳤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관의 원유 수요 전망과 코로나19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원유 수요에 대해 이전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한 점이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IEA는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921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보다 40만 배럴 개선된 수준이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이 나온 점도 원유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지지했다.
반면 리비아가 원유 수출을 재개한 점 등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이번 주에 감산 이행 상황 및 시장을 점검하기 위한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를 열 예정이다.
7월 말까지로 한 차례 연장된 하루 970만 배럴 감산 합의가 추가로 연장될 수 있을 것인지에 촉각이 쏠려 있다.
◇주간전망(7월13~7월17일)
이번주(7월13~17일)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에 초점을 맞추고 등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와 7월 소비자태도지수 등 최근의 소비 상황을 판단해 볼 수 있는 지표들도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 및 사망자 추이도 여전히 핵심 변수다. 이번 주 기업들의 2·4분기 실적 발표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실적을 발표한다. 넷플릭스와 존슨앤드존슨, 델타항공 등 업종별 주요 기업 실적도 나온다.
실적이 최악일 것이란 점은 이미 반영됐고, 3·4분기 이후의 반등 잠재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극도로 부진한 실적에 따른 일정 수준의 불안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제 상황을 진단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도 다수 발표된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7월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와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 등도 나온다. 4월의 대침체 이후 소비와 생산이 얼마나 추가로 회복됐을지는 경제 반등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유럽의 재정 및 통화부양책도 이번 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17~18일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회복기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6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ECB가 당장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