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순신 강판시키고 김구 등판"…'관노' 발언 파문 네티즌 사과글에 쏟아진 비판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종료된 후 박 시장의 영정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종료된 후 박 시장의 영정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식 조문을 두고 정치권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네티즌이 “이순신 장군과 관노와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다고 제사를 안 지내느냐”며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옹호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써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네티즌은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다시 글을 올려 “제 글은 가장 수치스런 부분을 그 사람의 공적을 허는 데 사용하지 말자는 취지(였다)”라고 해명했으나, 이번 사과글에는 백범 김구 선생을 언급하면서 ‘사과글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네티즌 A씨는 “댓글 표현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이는 평소 제 생각”이라며 “많은 분들이 관노라는 단어에만 민감해하시는데, 박원순 시장과 관노라는 취지는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예로 관노 부분을 언급해버렸다”며 “예를 잘못 든 제 잘못이 크다.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김구 선생의 예를 찾아볼까요? 김구 선생도 비슷한 일화가 있다”며 “이런 분란이 일어날지 알았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사죄의 의미로 원 글은 그냥 두겠다. 맘껏 욕해도 상관없다”고 적었다.

네티즌 A씨가 클리앙에 올린 사과글. /클리앙 캡쳐네티즌 A씨가 클리앙에 올린 사과글. /클리앙 캡쳐


앞서 A씨는 지난 11일 클리앙 게시판에 박 시장의 조문을 거부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자 “한 사람의 치열한 인생이 이렇게 도덕적 재단으로 날려가는 건가”라며 “난중일기에서 ‘관노와 수차례 잠자리에 들었다’는 구절 때문에 이순신이 존경받지 말아야 할 인물인가요? 그를 향해 제사를 지내지 말라는 건가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을 이순신 장군에, 비서를 ‘관아 소유의 노비(관노)’에 비유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또 해당 비유가 마치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더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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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폭풍이 거세지자 A씨는 결국 사과 및 해명 글을 올렸지만, 온라인상에는 여전히 “이순신 장군 강판시키고, 이번에는 김구를 등판시켰다”, “내용 없는 사과글” 등의 비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클리앙 게시판 내에서도 A씨의 사과글 내용이 적절하지 않다며, “정식으로 사과문을 부탁드린다”는 요청이 나왔다. 하지만 A씨는 “(사과글을) 이미 올렸다”며 “어떤 사과문을 원하시냐. 생각을 부정하는 건 어렵다”고 일축했다. 본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거에 대해선 “내가 왜 진보를 대표하는 네티즌이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기도 했다.

한편 A씨의 댓글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2일 “이걸 말이라고 하는지”라며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고, 박원순은 이순신이 아니며, 피해여성은 관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문(親文)과 그 지지자들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일 정도로 정직하게 보여준다”며 “한마디로 친문 눈에는 국민이 노비로 보이는 것”이라고 맹폭했다.

이어 “그들의 눈에는 여성이 관노로 보이고, 그들이 자자고 하면 언제라도 잠자리에 들 의무가 있는 (존재다).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다”며 “전국의 관노들이여 단결하라”고 덧붙였다.

조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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