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세금 가지고 이걸(부동산을) 해결할 길이 있겠느냐”며 부동산 정책과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해 아파트 선분양제도도 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기본소득은 재정 여력과 재원 마련을 말하며 한국 상황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은행회관에서 니어재단 주최로 열린 ‘기본소득제와 주거, 부동산 정책 세미나’에서 주제강연을 통해 “과연 우리가 부동산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나.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입자들과 신혼부부들, 청년들에게 주택을 제공하려면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 개편이 없고서는 해결하지 못한다”며 “1970년대부터 이어져 온 선분양제를 근본적으로 고쳐서 이제는 주택도 상품처럼 시장에 완제품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제도(후분양제)로 전환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실시하는 청년모기지제도 등을 장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세금은 원래 특성상 세금을 부과받으면 움찔하지만, 세금을 부담할 사람들은 거기에 적응하게 된다”며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시세만 자꾸 올려놓는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는게 우리의 역사”라고 꼬집었다.
지난 7일 통합당 대권 주자로 평가받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 강연에 나서 서울 주변의 ‘3기 신도시’가 사전청약제로 추진된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분양 원가 공개, 후분양제 등 3종 세트가 같이 가고 토지임대부 분양제도를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지난 총선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재개발·재건축 완화 등의 부동산 정책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맹목적으로 완벽한 원론적 의미의 기본소득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기본소득) 논의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며 “처음부터 ‘이건 이러이러하니 안된다’고 하면 정치를 해나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1977년 건강보험 전신인 사회의료보험 도입할 때도 모든 부서가 다 반대했지만, 논쟁 끝에 대통령의 결단으로 당시 의료보험이 시작돼 10년의 기간을 통해 전국민으로 확대됐다”며 “우리 국민소득 1000불도 안되는 시기였지만, 정치적 결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충고했다. 그는 “선거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한 민주당의 경우 아직까지도 수를 앞세워서 모든게 뜻대로 될수 있다는 환상속에 빠져있다”며 “그런 환상을 갖고 부동산 정책을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우리사회가 절대적으로 안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통합당도 “과거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당이 왜 이런 상황이 올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냉정히 생각했다”며 “외환위기 전후로 연평균 8% 성장률을 가고 있었으니 국민들이 매년 생활이 향상되다가 (최근)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또 한번 양극화가 극대화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 중이고 더 심화되면 어느 순간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수 있을지 아무도 예견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