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백신 곧 나올까...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초기 임상시험서 전원 항체반응”

모더나 27일 임상 3상 시작

화이자도 이달말 3상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본사 /블룸버그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본사 /블룸버그



전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초기 임상 시험에서 실험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올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실제 백신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된 이번 임상 결과에 따르면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이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중화항체를 형성시켰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해 재감염을 막는 면역항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항체를 형성하지만, 이 항체로는 바이러스를 완전히 무력화하지 못한다. 중화항체가 생기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임상시험은 18~55세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남녀는 각각 절반으로 맞췄다. 인종은 89%가 백인이었으며, 히스페닉(13%), 흑인(4%), 아시아인(2%), 미국원주민(2%) 순이었다.

지원자 중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한 이는 없었다. 다만 약물을 2차 투여받거나 많은 양의 투여를 받은 대상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경미한 반응을 보였다. 2차 접종 실험군은 코로나19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은 이들로 구성됐다.

이번 시험 보고서의 주요 집필진인 리사 잭슨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연구소 박사는 “코로나19를 예방할 백신이 시급하다”며 입원이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모더나의 백신(mRNA-1273)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쇠뿔 모양 돌기인 단백질 스파이크 성분을 체내에 미리 생산한 뒤 이에 대한 면역력을 생성하는 원리다. mRNA-1273의 주성분으로 이뤄진 리보핵산은 단백질 생산을 지휘하는 화학적 메신저 역할을 하는데, 이를 투여하면 코로나19의 단백질 스파이크와 같은 성질의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단백질 스파이크를 통해 사람의 세포와 결합한 뒤 세포에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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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는 오는 27일 백신 개발의 최종단계인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87개 지역 3만 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임상은 100㎍의 후보 백신을 한 차례 투여한 후, 29일 뒤 재투여하는 방식이다. 일부 시험자에게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한다. 백신이 판매 승인을 받으면 올해 말까지 최대 1억 도스(1도스는 1회 접종분), 내년 말까지 독일과 미국에서 12억 도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로이터연합뉴스개발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모더나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이 본격화되고 있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앤텍과 함께 이달 말부터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이노비오는 지난 4월부터 1상 연구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임상 1·2상 시험에 돌입했다.

미 보건당국은 올 여름이 끝날 무렵에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주재한 기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어떤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조공정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내년 연말을 목표로 코로나19 백신 대량 생산을 준비 중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제넥신 등이 백신 개발 중이며 이 중 제넥신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임상1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백신 개발에 통상 5~10년이 걸리는 만큼 너무 섣부른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최근에는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유효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각 13일 코로나19로 형성된 항체는 수명이 길어야 3개월이라는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캐티 도오리스 면역학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이는 항체의 보호 기간이 지나면 재감염도 가능하다는 것과 앞으로 개발될 예방 백신의 유효 기간도 같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백신을 한 번 맞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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