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가 허용된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오는 17일 처음으로 시내 면세점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에 나선다. 특히 롯데면세점이 기존 온·오프라인 재고 면세품 판매와 달리 자사 VIP 고객을 대상으로만 예약제로 판매를 하기로 하면서 재고 면세 명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긴 줄로 늘어섰던 ‘오픈런’ 행렬이 펼쳐질 가능성은 낮아졌다.
15일 명품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롯데면세점 VIP 고객들은 롯데면세점으로부터 재고 면세품 행사 관련 문자를 받았다. 행사 안내 문자에 따르면 이번 재고 면세품 판매는 17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스타라운지에서 열린다. 참여브랜드는 보테가 베네타와 살바토레 페라가모, 생로랑, 토즈 등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일반 고객이 아닌 롯데면세점 VIP 고개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마음방역 명품세일 초청행사’라는 제목의 해당 고객 발송 문자에는 “잃어버린 일상의 아쉬움을 달래줄 시크릿 초청행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고객의 이름과 VIP 넘버가 적혀있다.
초대 문자를 받은 VIP 고객은 동반 1인과 함께 사전 예약 후 기간 내 1회만 참석이 가능하다. 또 일자별 시간대별로 차수당 10팀만 구매 할 수 있고, 차수당 쇼핑 시간은 1시간 20분이다. 지난 달 말 백화점와 아웃렛에서 진행된 행사에서의 차수당 쇼핑 시간이 20분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행사에 초대된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4일 오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 접수를 받기 시작했고, 이날 오전에만 60% 이상 예약이 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다른 면세 사업자에 비해 유휴 공간이 큰 롯데가 가장 먼저 시내면세점 내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며 “신라와 신세계 등 다른 사업자들도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다른 사업자들은 서울 관세 당국과 판매 장소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상위 0.5% 고객들이 이용하는 럭셔리 휴게 공간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라운지층에 있는 스타라운지의 면적은 1,339㎡(400여평)에 이르는 등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고객에게 프라이빗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LVIP’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특히 코로나 19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고려해 사전 예약제로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의 고객 등급은 최상위 등급인 LVVIP와 LVIP, 프리미엄, 골드, 실버 등 5단계로 구분돼 있다.
앞서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경영난에 빠진 면세업계를 지원하고자 면세점 내 일부 공용 면적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시적으로 내수 유통이 허용된 ‘재고 면세품’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판매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면세점 공간 일부를 내수용 재고 면세품 판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고, 관세 당국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칙적으로 면세점은 보세구역으로 지정된 공간으로 면세품만 팔 수 있는 공간이지만 서울세관은 업계의 위기를 고려해 면세점 매장 공간 중 고객라운지, 휴게공간, 고객안내데스크 등 면세물품 판매와 직접 관계가 없는 공용면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보세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번 조처는 재고 면세품 내수용 판매가 허용된 10월 29일까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