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이 민갑룡 경찰청장 등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16일 고발한 데 이어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곽상도, 김승수 등 통합당 의원 8명은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있는 경찰청을 찾아 약 50분간 민갑룡 경찰청장을 면담했다.
곽상도 의원은 면담을 마친 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어떤 경위를 거쳐 청와대에 보고했는지 구체적으로 물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전화로 보고받아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나가 있는 경찰관에게 알려줬다고 (민 청장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어 “(박 전 시장) 사망과 성추행 사건의 관련성을 확인했는지 물어봤지만 ‘수사 중이어서 정확히 답변할 수 없다’, ‘피해자 보호 문제 때문에 얘기하기 어렵다’고 (민 청장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경찰청에 이어 곧바로 서울시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권한대행인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앞서 이날 오전 통합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정점식 의원 등은 대검찰청을 찾아 민 청장과 경찰청·청와대 관계자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 의원은 “경찰 관계자가 고소 사건 접수 사실과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한 것은 성폭력처벌법에 위반된다”며 “경찰이 성폭력처벌법 위반과 공무상 비밀누설의 당사자인 만큼 검찰은 사건을 즉시 송치받아 진상을 규명하고 경찰의 위반 사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행정부 각 부처가 중요한 사안을 대통령 비서실에 보고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시장 고소인은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경찰에서 진술 조사를 받았다. 서울청은 고소장을 접수한 지 얼마 안 돼 경찰청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경찰청은 8일 저녁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통합당이 고발한 데 대해 현시점에서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