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도이치방크 아시아 CEO, 홍콩 대신 싱가포르에 자리 잡는다

싱가포르 거점은 최근 10년간 처음

블룸버그 "홍콩보안법 영향 미친듯"

뉴욕타임스도 서울로 일부 기능 옮겨

미국 뉴욕에 위치한 도이치방크 미국 본부./AFP연합뉴스미국 뉴욕에 위치한 도이치방크 미국 본부./AFP연합뉴스



독일의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도이치방크의 신임 아시아 담당 최고경영자(CEO)가 홍콩이 아닌 싱가포르에 집무실을 둔다. 뉴욕타임스의 아시아 지역 디지털 뉴스 본부도 홍콩에서 서울로 일부 기능을 옮기기로 결정하는 등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불안해진 홍콩 정세가 기업들의 ‘헥시트(홍콩 탈출)’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폰 추어 뮐렌 신임 아시아 담당 CEO는 다음 달부터 싱가포르에서 머물며 업무를 볼 예정이다. 앞서 2명의 아시아 담당 CEO가 업무를 나눠맡던 시절을 제외하고 최근 10년간 도이체방크의 아시아 담당 단독 CEO가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은 이번 결정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으로 홍콩 정세가 불안해진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회 전반에서 홍콩보안법으로 표현의 자유와 자본주의 금융제도·사법부 독립을 보장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도이치방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개의 중심축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하며 홍콩보안법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도이치방크는 아시아권에서 상업은행 업무 인력은 싱가포르에,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인력은 주로 홍콩에 배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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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이후 거점을 홍콩 밖으로 옮긴 기업은 도이치방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4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홍콩보안법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지역 디지털 뉴스 본부의 일부 기능을 서울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NYT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수십 년 동안 영어로 발행되는 언론사들에 아시아 본부로서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민주파 등 야당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언론사도 불안정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NYT의 홍콩 내 전체 근무인원 중 3분의 1은 내년 중 서울로 이전하게 된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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