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흑인인권운동 대부' 존 루이스 美하원의원 별세

1960년대 저항운동 이끌어

존 루이스/로이터연합뉴스존 루이스/로이터연합뉴스



마틴 루서 킹 목사 등과 함께 1960년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존 루이스(사진) 민주당 하원의원이 췌장암으로 타계했다. 향년 80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루이스 의원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오늘 미국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을 잃었다”며 “루이스는 미국 하원의 양심이자 선함과 믿음, 용맹함을 통해 미국을 변화시킨 시민운동의 거물”이라고 애도했다.


1940년 앨라배마주 트로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1년 학교와 버스, 식당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는 ‘짐 크로 법’에 반대하는 ‘프리덤 라이더’(Freedom Rider) 운동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1963년 8월 ‘워싱턴 대행진’ 때는 킹 목사와 함께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최연소 연사였던 그는 “우리는 ‘일어나라 미국이여’라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멈출 수 없고 참을 수도 없다”며 흑인 인권운동에 대한 동참을 호소했다. 1965년에는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셀마 행진’을 이끌었다. 당시 그가 쓰러진 채 경찰관들의 곤봉 세례를 받아 피를 흘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TV를 통해 중계되면서 흑인 억압에 대한 전국적인 분노가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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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1986년에는 조지아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이후 24년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데 힘썼다. 2011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받았다.

루이스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에는 애도 물결이 일었다. 그와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포고문을 통해 “루이스 의원에 대한 기억과 오랜 공직 봉사에 대한 존중을 표한다”며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온라인 플랫폼 ‘미디움’에 “그는 항상 나와 아내와 우리 가족에게 지혜를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며 “우리는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도 “거인을 잃었다”며 “루이스 의원은 모든 사람을 위한 평등과 정의를 약속한 미국의 약속을 되찾고, 사람들이 함께 더 완벽한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고 애도했다./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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