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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저같드' 서지혜 "배우이기 이전에 '인간 서지혜'가 좋은 사람이길…"

배우 서지혜. / 사진=문화창고 제공배우 서지혜. / 사진=문화창고 제공



“쉼 없이 두 작품을 연이어 하면서 1년이란 시간을 알차게 보낸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홀가분한 마음이 들어요. 아무 탈 없이 두 캐릭터, 두 드라마를 잘 끝낸 것에 대한 만족감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최근 tvN ‘사랑의 불시착’(이하 ‘사불’)의 서단,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이하 ‘저같드’) 속 우도희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배우 서지혜를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만났다. ‘저같드’ 종영 이후 만난 서지혜는 “1년에 두 작품을 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라 생각한다. 섭섭하지만 시원한 느낌이 더 크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별의 상처와 홀로(Alone) 문화로 인해 사랑에 대한 감정이 퇴화된 두 남녀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썸 타듯 서로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맛있는 한끼 로맨스 드라마. 극 중 서지혜는 온라인 콘텐츠 제작 회사의 병맛 콘텐츠 PD ‘우도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우도희’는 서지혜가 지금까지 연기해왔던 캐릭터들과 성격도 달랐고, 도희를 제대로 소화하기까지 주어진 준비 기간도 짧은 편이었다. 그러나 서지혜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새로운 느낌들, 이 캐릭터가 본인에겐 기회인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몇 년 동안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들이 많았어요. 차가운 도시적인 느낌의 캐릭터 외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사불’ 끝 무렵 쯤에 작품 제의가 들어왔어요. 자기 할 말 다하는, 직설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도희의 모습과 병맛 PD란 설정도 재미있었어요. 저한테는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어요”

/ 사진=문화창고 제공/ 사진=문화창고 제공


“도희란 역할을 준비하는 기간이 2~3주도 안됐어요. 서단 역할에 익숙해져 있어서 어려움도 많았어요. 초반에는 대사하다가도 서단 말투들이 저도 모르게 나와서 그걸 버리는 시간이 짧아 제일 힘들었죠. 단이는 도도하고 차갑고 도시적인 캐릭터라면, 도희는 밝고 천방지축 같은 느낌들이 있어요. 다행히 연기하면서 몸을 풀다보니 짧은 시간에 단이를 털어낼 수 있었어요”

사랑스러운 우도희가 탄생하기까지 서지혜는 주연으로서 부담감을 느끼거나 병맛 콘텐츠 PD를 연기하며 현타(현실 자각 타임)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기롭게 극복했다.

“극 자체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도 ‘내가 이걸 잘해낼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감독님과 주변 분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부분들이 풀렸던 것 같아요. 감정들도 잘 잡을 수 있었고, 걱정거리에 대해 생각 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연기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없어졌어요”

“또 초반에 액션 캠을 들고 혼자 연기하는 장면이 조금 오글거리기도 하고 힘들었어요. 그 신을 찍을 때 현타가 와서 주저앉기도 하고 NG도 났는데 익숙해지니 자연스러워졌죠. 또 원래 애교가 많은 편이 아니라서 애정표현 할 때도 힘들었어요. 제 느낌대로 털털하게 변형시키거나 다른 대사로 교체하기도 했죠”

전 작품을 통해선 유독 짝사랑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온 서지혜. 그로 인해 ‘짝사랑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양방향 사랑을 이루게 돼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매번 해바라기처럼 그 남자만을 바라봤던 캐릭터를 주로 했었는데 이번엔 전 남친들을 비롯해 사랑들을 많이 받아서 너무 좋았고, 연기하는 내내 행복한 느낌이 들었어요. 재혁과 해경이 나를 두고 싸우는 신들이 있었는데 ‘이런 기분이구나, 너무 행복하다. 더 싸워라. 다음번에도 사랑을 받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저도 모르게 다툼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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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문화창고 제공/ 사진=문화창고 제공


사랑을 이루게 해 준 상대역인 배우 송승헌에 대해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초반에 제가 적응을 못해서 고민도 많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오빠와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도희를 믿는다, 도희밖에 없다. 재미있다’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어요. 차분하실거라 생각했었는데 생각외로 장난도 잘 치시고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 있어서 많이 편했던 것 같아요. 의견도 내면서 잘 맞춰주시고 배려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저같드’ 속 ‘우도희’는 서지혜에게 ‘사불’의 ‘서단’ 이후, 그의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할 캐릭터가 됐다. 그는 도희 역할을 하면서 힐링이 됐다고 밝혔다.

“전에는 굉장히 정적인 연기를 했다면 이번엔 좀 동적인 연기를 한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폭이 넓어진 느낌이랄까, 전과 달리 희열도 느끼고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를 열 수 있었던 작품, 연기를 비롯해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 되지 않을까…서지혜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데뷔 18년 차를 맞은 서지혜에게 연기는 여전히 어렵다. 해보지 못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있는 반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그럴수록 그는 물러서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저는 매번 연기를 할 때마다 어렵다고 느껴요. 하지만 진짜 뭔가 어려운 게 있어야 내가 성장하는 느낌을 받죠. 나의 한계를 조금씩 뛰어넘는다기보다 늘려나간다는 목표를 삼고 있어요. ‘조금씩 저를 풍족하게끔 늘려 나가는 것’이 제 목표인거 같아서 그 두려움에 대해서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액션도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사 같은 느낌이나 팜므파탈 느낌의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죠. 도전하는데 대한 두려움도 있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 다음에 오는 성취가 좋더라고요. 재미있기도 하고 도장 깨기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해보지 못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거 같아요”

그는 ‘우도희’를 통해 결국 해보지 않았던 역할, 미지의 세계에 도전했고, 두려움을 극복했다. 고민도 되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면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 작품으로 더 단단해진 서지혜는 ‘인간 서지혜’로서 마지막 바람을 전했다.

“배우이기 전에 인간 서지혜가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 스스로가 좋고, 나를 다듬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기보다 오히려 내 삶의 풍족함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건강해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제 삶의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에요”

/ 사진=문화창고 제공/ 사진=문화창고 제공


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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