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을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로 방치하면서 흑자인 국민연금 재정은 오는 2039년 적자 전환하고 2040년 14조원 적자를 기록한 후 2055년에 전액 고갈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세대가 부담할 보험료는 눈덩이처럼 커져 2060년 기준 신규 가입자는 소득의 30%를 보험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서 시급하게 연금개혁의 총대를 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됐다. 지난 1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39년 적자 전환된 뒤 2055년 적립금 740조원이 고갈된다. 정부가 2018년 4차 재정추계 당시 예측한 고갈시점(2057년)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올해 3조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30년 30조원으로 흑자폭이 늘었다가 2039년 적자로 전환된 뒤 적자 규모가 2040년 -14조원, 2050년 -80조원, 2060년 -145조원으로 급증한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며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 수는 급감하는데 연금 수령자는 2061년까지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0년 2,234만명에서 2040년 1,825만명, 2060년 1,254만명, 2080년 969만명 등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다. 반면 수급자 수는 2020년 533만명에서 2040년 1,095만명, 2060년 1,569만명 등으로 꾸준히 늘게 된다. 이에 따라 2060년에는 연금을 받는 사람이 내는 사람보다 많아지게 된다.
국민연금의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고 적자 규모가 크게 불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미래세대가 부담할 보험료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재정 유지를 위해 9%인 현행 보험료율을 2060년 27%까지 높여가야 한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