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진통제 먹자 얼굴 붓고 숨 막혀 “진통소염제 과민반응”
# 50대 여성 B씨는 대학생 때 감기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얼굴이 심하게 부어오른 경험이 있어 아파도 약을 먹지 않고 참는 버릇이 생겼다. 정확히 무슨 약 때문에 문제가 생겼는지 몰라 최근까지도 약 처방을 무조건 피해왔다. 하지만 최근 심한 허리통증으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자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안면부종과 함께 숨이 막혀 죽을 뻔했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클리닉을 방문한 B씨는 몇 가지 검사를 거쳐 ‘진통소염제 과민반응’이라는 진단과 함께 ‘약물안전카드’를 발급받았다. 이제 B씨는 어느 병원에서든 진료받기 전 본인의 약물안전카드를 제시하고 부작용 걱정이 없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이 안전한 약물 사용을 돕기 위해 ‘약물안전클리닉’을 정식으로 개설해 운영(매주 수요일 오후)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4월부터 다른 진료과 및 응급실 약물이상반응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클리닉을 시범운영했는데 약물이상반응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서다.
약물이상반응은 올바른 약물 사용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하거나 위험한 증상을 말한다. 가볍게는 오심·구토·설사·두통·피로·부종·두근거림·어지러움·두드러기·가려움증에서 심하게는 호흡곤란·혈압저하·의식소실·감각이상·우울감이나 간·콩팥 기능손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건강·생명 위협할 수도…‘약물이상반응 컨설팅’ 받아볼 필요
클리닉은 약물이상반응 전문 진료를 원하는 누구나 동네 병·의원에서 발급한 진료의뢰서(요양급여의뢰서)를 갖고 방문하거나 서울대병원 홈페이지나 예약센터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클리닉은 약물이상반응이 의심되거나 불편을 겪는 환자의 예방·진단·치료·관리를 위해 내과학·예방의학·약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클리닉은 광범위한 약물 데이터베이스와 환자별 과거 투약력을 접목해 약물 이상반응에 대해 다면적으로 접근한다. 위험약물을 찾고 약물 이상반응에 대한 치료 대책도 수립한다. 향후 약물 조절과 대체약에 관한 협진, 유전자 검사를 이용한 중증 약물이상반응 위험 예측, 약물이상반응 피해보상 자문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강동윤 교수는 “약물이상반응은 치료를 방해하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약물안전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불편과 위험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치료를 도울 것”이라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부작용 보고는 26만2,983건으로 2018년보다 2.2% 증가했다. 의약품 부작용은 되돌릴 수 없는 장애를 남기거나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서는 부작용 예방과 안전 사용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