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外 5개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환경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활성탄 여과지가 설치된 전국 49개 정수장을 긴급 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해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공촌·부평정수장은 수돗물 유충 사태가 처음 발생한 서구와 부평구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유충이 발견된 곳은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등 5개 정수장이다.
환경부는 “인천 이외 지역 정수장의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수돗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유충 발견 즉시 활성탄 교체와 세척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당국이 긴급 점검한 49개 정수장은 모두 입상 활성탄을 활용한 공정을 쓰고 있다. 맛과 냄새, 미량 오염물질을 활성탄에 흡착시켜 제거하는 공정이다. 기존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미량의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게 목적이다. 인천시는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입상 활성탄 여과지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8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한 유충과 수돗물에서 나온 유충이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온 상태다.
“배관 유충까지 모두 나와야 해결”
깔따구 유충이 활성탄지에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한 인천시는 지난 13일 활성탄 사용을 즉시 중단한 상태다. 정수 시설에서 유충이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 차단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유충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배수관에 유충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남은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이지만 정수장에 어떻게 성충이 유입돼 유충까지 나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12개 정수장은 방충망이 설치되지 않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관리 소홀로 인한 외부 유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활성탄을 활용한 고도정수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활성탄 여과지를 활용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은 필요하다. 다만 아무리 좋은 시설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 관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인 파악 후 결과에 따라 시설 운영을 소홀히 한 지자체에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