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3억달러 모집에 25억달러 몰려...글로벌 금융시장 사로잡은 韓 회사채

GS칼텍스 발행 금리도 1.694% 최저

각국 경기부양책으로 시장 안정 속

국내기업 신용등급 불확실성 해소

신한금융 등 외화조달 잇달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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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가 3억달러(약 3,6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유로채권에 약 25억달러의 뭉칫돈이 몰렸다. 글로벌 167개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GS칼텍스는 발행 금리를 1.694%로 확정했다. 동일 만기 미국 국고채보다 1.42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사상 최저 금리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외화채권(KP·Korea Paper)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1일 KP 금리 스프레드(미국 국고채와 금리 차)는 1.067bp(1bp=0.01%포인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인 4월 1.833bp 대비 약 80bp 떨어졌다. 신흥국 회사채 가운데서도 우량 회사채로 인정받는 KP가 강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글로벌 경기하강 우려로 얼어붙었던 채권발행시장이 세계 각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다소 안정화를 찾은 영향이다.


김준용 NH투자증권 신용채권 연구원은 22일 “2·4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발행시장이 경색됐었지만 최근 선진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회사채 매입 정책에 힘입어 빠르게 안정화를 찾고 있다”며 “특히 최근 선진국과 신흥국 하이일드 기업의 부도율 전망치가 유사해지면서 신흥국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KP의 금리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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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채나 공사채 수요가 대부분이었던 상반기와 달리 일반기업들에 대한 러브콜이 늘어났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평정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용등급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다. 이달 들어 일반기업이 발행하는 KP 스프레드는 3월 말 대비 76b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정부채(외평채)는 약 6bp, 공사채는 61bp 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현대차그룹과 국내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검토를 철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충격과 시장 변동성 확대 등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기업들의 차환 리스크는 매우 적다고도 언급했다.

취약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여력이 높다는 점도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최대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산업은행의 매입지원 프로그램·신속인수제,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을 통해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신용도가 높은 국책은행들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이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부도 우려가 줄어든 일반기업들에까지 스프레드 축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 발 빠르게 복귀하고 있다. 상반기 위축됐던 시장 분위기와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달 들어 GS칼텍스와 두산인프라코어·NH농협은행·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현대캐피탈 등 다수의 금융·비금융 민간기업들이 외화를 조달해갔다. 앞서 3~4월께 대한항공(003490)과 동양생명·광물자원공사는 외화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KP발행을 준비하다가 올 하반기로 발행을 미뤘다. 상반기 누적 KP 발행량은 161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186억달러 대비 줄었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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