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지난 15년간 축적된 71만 여건의 방대한 기술평가 데이터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평가 모델에 녹인 ‘신(新)기술평가모형’을 개발했다. 기보는 보증 사고 부실률 등 예측 정확도를 기존 모형 대비 9% 포인트 향상 시킬 수 있는 이 평가 모델을 하반기부터 업무에 적용한다. 특히 AI 기반 모형개발로 해외에서 기보의 기술평가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보에 따르면 신기술 평가 모형은 기존 모형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은 6%포인트, 기업 부실 가능성은 12%포인트 개선된 모형이다. 전체적인 기술 평가 정확도는 9%포인트 향상돼 심사 및 기술 평가 작업 전반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보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과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모형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특히 그간 금융권에서 AI 도입에 장애요인으로 꼽혔던 평가항목 등급 결정 시 해석의 어려움을 AI 해석기법을 도입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신기술평가모형은 세분돼 있던 다양한 모형을 표준화해 기술평가업무 처리속도를 높여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다양한 정책적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보의 기술평가 노하우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등에 기술평가모형을 전수했다. 또 유럽연합(EU) 내 그리스, 불가리아 등에서 유럽형 기술평가모형 개발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윤모 기보 이사장은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기술평가모형을 개발해 기술금융이라는 새 지평을 개척한 결과, 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물론 EC(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기술평가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를 내왔다”며 “이번 신기술평가모형 개발로 기술기반기업을 선별·지원하는 역할을 공고히 하고 기술평가모형의 대외개방 요구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