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 내년 1월부터 홍콩인 이민 신청 받는다...中 "강력 대응"

BNO 보유자 비자신청 허용

中 대사관 "국제법 위반" 강력 비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즉시,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즉시,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이 내년 1월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소지하거나 과거에 이를 가졌던 홍콩인 300만 명에게 시민권 획득의 길을 터준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의회 앞으로 보낸 성명에서 “2021년 1월부터 BNO를 대상으로 비자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텔 장관은 신청자에게 기술 시험이나 최저 소득 요건 등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경제적 수요 심사나 규모 제한 등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 오기 전에 일자리를 가져야 할 필요도 없으며, BNO 여권 소지자가 아닌 가족을 데려올 수도 있다.

다만 엄격한 범죄 관련성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영국에서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비자 신청 비용, 이민자 의료부담금 등도 내야 한다.


영국 정부의 이번 방침에 따라 현재 BNO 여권 보유자는 비자 없이 6개월 간 영국에 체류할 수 있다. 영국은 내년부터 BNO 대상자가 비자를 신청하면 5년간 영국에서 거주·노동이 가능하며, 5년 뒤에는 정착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다. 그리고 다시 12개월 후에 시민권 신청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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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범민주 진영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실시한 입법회 예비선거의 투표장 앞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홍콩 범민주 진영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실시한 입법회 예비선거의 투표장 앞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기준 BNO 여권 소지자는 34만9,881명이지만 과거에 이를 가졌던 이들을 포함하면 모두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영국 정부는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이것이 ‘영국-중국 공동선언’ 위반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과거 식민지였던 홍콩의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민법을 개정해 현재 또는 과거 BNO 여권 소지자가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파텔 장관은 이번 조치를 발표하며 “영국은 홍콩인과 강한 역사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는 홍콩인들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의 이민법 개정 소식에 중국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내정간섭”이라며 “중국은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20일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 기관과 개인에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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