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문화축제(SQCF)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행사는 9월이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반년 넘게 지속 되고 있는 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상황을 보고 행사 진행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행사 통제 수위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25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온 ‘제21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합니다’ 청원에는 11만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에는 “모든 모임을 최소화 또는 규제하고 있는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행사를 강행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16일 SQCF조직위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새롭고 안전한 방식으로 개편된 2020 제21회 서울퀴어문화축제(한국퀴어영화제, 서울퀴어퍼레이드)가 9월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개최된다”고 공지했다.
특히 교회를 중심으로 SQCF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교리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인이 많은 데다 5월 초 ‘이태원 클럽 코로나 사태’로 교회가 오히려 역차별 받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국교회연합의 기획홍보실장인 김훈 장로는 “성소수자 인권이 중요해도 코로나19는 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며 “기독교가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고 이런 때에 축제를 벌이면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명진 SQCF조직위원장은 “정부 방역 정책에 따라 상황과 변화 수위를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조직위는 지난 23일 홈페이지 공지에서 행사 개막일에 진행되는 한국퀴어영화제를 무관중 온라인 행사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강 위원장은 “정확하게 어떻게 행사를 진행할지 확정하지 않았다”며 “행사를 어떻게 하겠다고 공지한 바가 전혀 없는데 행사 진행 자체를 막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SQCF조직위 내부적으로 어떤 행사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려오지 않았다”며 “행사에 많은 인원이 모인다면 (추이를 살핀 뒤) 위험성을 평가해 사안에 따라 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